[바이든 당선] "한국, 미·중 경제 기 싸움 판도 변화 대비해야"
[바이든 당선] "한국, 미·중 경제 기 싸움 판도 변화 대비해야"
  • 천동환 기자
  • 승인 2020.11.0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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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 아·태 관세 철폐 CPTPP 복귀 추진 가능
의료용품 등 필수 물자 '미국 중심 공급망' 구축도 예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후보(가운데)와 그의 지지자들. (사진=미국 민주당 홈페이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후보(가운데)와 그의 지지자들. (사진=미국 민주당 홈페이지)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미국과 중국 간 경제 패권 다툼 판도에도 변화가 일 전망이다. 이런 변화는 한국 경제에도 여러 측면에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국제적 경제 영향력을 넓히려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관세 철폐를 골자로 하는 CPTPP에 복귀할 가능성이 크고, 이 과정에서 한국을 끌어들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의료용품 등 필수 물자에 대한 미국 중심 공급망 구축 과정에서는 한국이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8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정책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미국은 중국을 견제할 목적으로 더 높은 수준에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추진할 수 있다.

CPTPP는 일본 주도로 아시아·태평양 11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협정으로,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던 기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미국이 빠지면서 2018년 말 새롭게 생겨난 경제동맹체다.

다양한 분야의 제품에 대한 역내 관세를 전면 철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참여국 간 전자상거래 등에 대한 디지털 보호주의를 경계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일대일로(一帶一路)를 앞세워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역내 다자무역협정으로서 CPTPP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강구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계지역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바이든이 강조하는 동맹국과의 연대 강화 및 국제공조체제 복원 기조에 따라 미국이 주도하는 형태의 CPTPP 확대 또는 제2의 TPP 추진이 예상된다"며 "해당 협정에 전통적인 우방국으로서 우리나라의 참여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중심 공급망 구축을 추진할 경우 우리나라 강점을 가진 자동차와 반도체, 의료장비 등 분야에서 미국과 협력 가능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는 미국이 중국의 기술굴기를 막겠다는 목적하에 중국을 배제한 필수 물자 공급망 구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예상에 따른 주장이다. 

강 부연구위원은 "중국과의 기술패권 경쟁에서 미국이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공화당뿐만 아니라 민주당과 바이든 행정부 모두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며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부족을 경험했던 마스크와 산소호흡기 등 필수 의료용품 및 장비와 같은 필수 물자를 성공적으로 관리했던 우리나라의 경험을 미국과 공유하고 협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는 바이든이 대권을 잡게 됐지만, 공화당이 상원을 수성했다는 점에서 미국 정부의 재정지출 여력이 크게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가 장기적으로 현재 제로금리(0.00~0.25%)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고, 이에 따라 우리나라 저금리 기조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DB금융투자 박성우 연구원은 "블루웨이브에 실패한 바이든 정부의 상황은 블루웨이브 대비 미국 경기 및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데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경기 부양에 있어 연준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고, 이는 미래 기준금리 인상 개시 시점 지연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미 대선 개표에서 바이든 후보의 승리가 정해진 8일 축하 논평을 내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끄는 새로운 행정부에서도 견고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 안보·경제 분야에서 더욱 힘을 합쳐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이 앞으로 다자주의 국제질서의 가치를 높이고 시장경제의 발전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 한미 양국은 물론 전 세계의 번영에 기여할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