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당선] 원점과 탄력 사이… '강경파' 집권에 남북관계 우려
[바이든 당선] 원점과 탄력 사이… '강경파' 집권에 남북관계 우려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11.08 14: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낙연, "김정은 불량배" 바이든에 "평화 전기 마련 기대"
새 내각, 中 대립 경향… 오마바 '전략적 인내' 재연 가능성
국민의힘 "정상이 비정상 이겨…정부 대북기조 재검토해야"
지난 2013년 12년 7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전몰 미군장병에 헌화한 뒤 취재진에게 북한에 억류 중이던 미국인 메릴 뉴먼 씨의 석방에 대해 "좋은 소식"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히는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3년 12년 7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전몰 미군장병에 헌화한 뒤 취재진에게 북한에 억류 중이던 미국인 메릴 뉴먼 씨의 석방에 대해 "좋은 소식"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히는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6월 미국과 한국의 대통령, 북한 최고 영도자가 한 자리에 모여 희열을 선사한 정치적 장면은 '강경파'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당선으로 당분간 없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차기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두고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는 가운데 여야는 바이든 당선인과의 접점 찾기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8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바이든 당선인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면서 "한국과 미국은 굳건한 동맹을 바탕으로 동북아시아와 세계 평화·번영을 위해 계속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체제)가 재가동되고, 항구적 평화의 전기가 조속히 마련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현재 바이든 당선인의 외교·안보 참모 인선과 동북아 정책을 특히 주목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정책은 지금까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인 협조 속에 이어졌다.

하지만 바이든 당선인은 대통령 선거 마지막 방송토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불량배"라고 부를 정도로 강경하다. 바이든 당선자는 "북한을 통제하고, 우리를 해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하는 한편 "핵 비축량 감축에 동의하는 경우에만 김 위원장을 만날 것"이라고 조건을 걸기도 했다.

현재 물망에 오른 그의 참모진도 중국에 대해선 대립각을 세우는 경향이 있어 북한과의 관계도 어두운 상황이다. 특히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활약했던 인사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북미 관계가 냉랭했던 오바마 행정부 때의 '전략적 인내' 정책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변화할 때까지 제재로 압박하는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정상 간 담판으로 큰그림을 그리고 세부적 내용에 대해선 실무진에게 맡기는 '톱다운' 방식을 펼쳤지만, 바이든 당선인의 경우 실무를 바탕으로 성과를 쌓는 '바텀업' 방식을 선호한다. 이 때문에 그간 남북과 트럼프 정부가 들인 공도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바이든 당선인 측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외교·안보 분야 인선을 완전히 구축하려면 최소 6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국면으로 북한 문제 역시 뒤로 밀릴 수 있다. 새로운 대북정책까지 수립하면 북한 고위급 인사와의 접촉은 일러도 내년 하반기일 것으로 정치권은 관측하고 있다. 그때 한국은 차기 대선 국면에 돌입한다. 

문재인 정부 정책 유지를 위해 일부 외교·안보 인사를 미국 민주당에 맞춰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와 집권당 미국 민주당과의 공감대 형성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다만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바이든 당선인과 뚜렷한 연결고리가 없다. 미국 대선 기간 바이든 선거사무실과의 접촉도 쉽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영길 의원이 '한반도 태스크포스(전담반)' 활동 일환으로 오는 16일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지만, 형식에 그칠 공산이 크다.

바이든 행정부 대북 기조가 야권과 비슷할 양상을 보이자 국민의힘도 힘을 받고 있다.

앞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바이든 당선인 입성으로) 미국의 북한 비핵화 정책은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정부가 그간 했던 것이 합당한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8년 한-미 의원 외교협회 단장 당시 바이든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을 독대했던 박진 국민의힘 의원 역시 "정상회담 등 보이는 부분에 집중했던 정부가 외교 전략의 틀을 다시 짜야 한다"고 부각했고, 국민의힘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 하태경 의원은 "바이든의 당선은 정상이 비정상을 이긴 것"이라며 "미국이 정상국가로 돌아왔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