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미국 대선…"증시 불확실성 길어질 것"
혼돈의 미국 대선…"증시 불확실성 길어질 것"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0.11.05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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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트럼프 결과 불복시 증시 하락 불가피"
블루웨이브 가능성↓…시장 실망감 불러올수도
11·3 미국 대선 이튿날인 4일(현지시간) 오후까지도 당선을 확정 짓지 못한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왼쪽) 전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대통령이 각각 주먹을 쥐고 있는 모습을 나란히 배치한 사진. (사진=워싱턴 AFP/연합뉴스)
11·3 미국 대선 이튿날인 4일(현지시간) 오후까지도 당선을 확정 짓지 못한 민주당 조 바이든(왼쪽)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대통령. (사진=워싱턴 AFP/연합뉴스)

올해 미국 대선이 혼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우편투표가 개표되면서 다시 승기를 잡게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 결과 불복을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맞부딪히고 있어서다. 국내외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당초 예상보다 더 길어질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안정을 되찾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우편 투표를 둘러싼 트럼프 측의 반발 등 대선 결과 불복 시나리오가 전개될 우려가 커지며 대통령 확정 전까지 증시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예상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2000년 당시 제 43대 미국 대선에서는 대선 결과 불복 사태가 빚어지면서 선거 후 35일 만에 대통령을 결정했다"며 "이 동안 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4.2%, -14.2% 하락했고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도 각각 -1.9%, -12.4% 내렸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 투표와 관련해 소송을 할 수 있다고 언급했고, 트럼프 캠프는 미시간과 펜실베니아 법원에 개표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2000년 당시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바이든 후보가 270석 이상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대선 결과 자체가 연방법원에서 뒤집힐 여지는 낮을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에서는 연방법원이 이미 결과가 나온 대선 결과에 정치적 판단을 내릴 여지는 낮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높은 시장 불확실성은 대선 종료 후 서서히 진정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문남중 연구원은 "대선 후 정권이 교체되면 대선 직전 2개월간은 증시가 하락하고 달러 인덱스가 상승한 반면, 대선 후 안정을 되찾아 가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김진명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바이든이 후보 공약으로 법인세 등 세금 인상을 내놨지만, 현재 상원은 공화당이 가져가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게 작용하면서 당장의 증세 가능성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의 높은 변동성이 진정되면 제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대선의 혼전으로 민주당이 백악관과 상·하원을 동시에 장악하는 블루웨이브 가능성이 불투명해지면서, 적극적인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는 약해졌다. 

박상현 연구원은 "상원에서 민주당이 과반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면서, 추가 부양 규모가 축소되거나 부양정책 실시 시기가 지연될 여지가 커졌다"며 "이는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기대했던 시장에 실망감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바이든 당선 시에는 친환경 관련 업종이, 트럼프 당선 시에는 빅테크 관련 업종이 수혜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바이든의 정책 방향 중 트럼프와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친환경 정책"이라며 "장기적인 친환경 목표 제시 뿐 아니라 단기 성과를 위한 인프라 투자도 청정에너지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여, 친환경 테마업종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약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한다면 바이든 집권 가능성으로 짙어졌던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부정적 스탠스는 희석될 수 있다"며 "최근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대비 수익도 높아지고 있어, 이들 업종에 대해 더 높은 투자 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