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정책서 잇단 '정부 패싱'에 불만 표출 분석
洪 "인사권자 뜻 맞춰 직무수행 최선" 일단 봉합
野 "엉성한 각본 의한 정치쇼… 사과해야" 비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공개 사의표명' 사태의 후폭풍이 4일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홍 부총리는 전날 국회에서 자신의 사의표명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를 두고 그동안 여당이 매번 정부를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정책을 결정해온 것에 대한 불만 표출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종합부동산세 인상부터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범위, 통신비 지급, 재정지출 확대 등 핵심 경제정책에서 여당의 의견이 일방적으로 관철되면서 쌓여온 문제가 결국 터졌다는 것이다.
그간 아슬아슬했던 당정청 '원팀'에 균열이 생긴 모습이다.
홍 부총리의 공개 사의 표명에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불쾌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기동민 의원은 전날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이유가 있겠지만 부총리가 지금 사직하겠다 말하니까 몹시 당황스럽다"며 "나름의 고충은 있었겠지만 (예산안 심의를 앞두고) 대단히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가운데 홍 부총리는 4일 국회 예결위에 출석해 "인사권자의 뜻에 맞춰서 부총리로서 직무 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사의 표명 배경에 대해 "대주주 요건을 현행대로 유지하게 되면서 기재부와 제가 쭉 해왔던 것과 다른 내용을 스스로 말씀드리게 됐다"며 "두세 달간의 논란에 대해 책임 있게 반응해야 하지 않나 해서 물러나겠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국민의힘 예결위 간사인 추경호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어제 부총리가 정말 이례적으로 상임위 회의장에서 사의 표명한 사실을 공개했다"며 "국회 예산심사 김을 다 빼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곧 떠나겠다는 분을 상대로 해서 질문을 하고 답을 얻은들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지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그만두는 장관 상대로 질문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또 추 의원은 "국민은 엉성한 각본에 의한 정치쇼(라고 생각한다)"며 "사과 표명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홍근 의원은 "부총리가 정책 조율 과정에서 본인의 뜻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데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공직자로서 누군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차원에서 거취를 말씀한 것"이라고 엄호했다.
그러면서 "정부 뜻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데 대한 뜻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며 "그러나 당정 논의를 통해 결정된 만큼 그것을 책임 있게 집행하는 과정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사표를 즉각 반려하면서 힘을 실어준 상황이라 홍 부총리가 이제는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
저작권자 © 신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