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美대선' 예의주시… 방위비·북핵 다각도 시나리오 검토
靑, '美대선' 예의주시… 방위비·북핵 다각도 시나리오 검토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0.11.0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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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일정 비워둔 채 美대선 결과에 촉각
트럼프 vs 바이든 외교기조 정반대 주목
한미 정상 통화 언제 이뤄질지에도 관심
4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미국 대통령 선거 관련 뉴스와 함께 증시 및 환율 현황 등을 살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4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미국 대통령 선거 관련 뉴스와 함께 증시 및 환율 현황 등을 살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가 종료된 일부 주의 개표가 3일(현지시간) 시작된 가운데, 청와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4~5일(한국시간) 공식 일정을 비워뒀다. 미 대선 결과를 파악하기 위함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각 주마다 투표가 진행되는 특성상 집계가 천차만별로 이뤄지지만, 개표 추세 등을 감안해 하루 이틀 안으로 미국의 유력 언론들이 결과를 발표한다.

이에 우리 정부는 미 대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후보의 외교 기조가 매우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선거 불복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어서 다각도로 외교 전략을 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복소송으로 권력공백기가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우리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시 방위비 분담금 압박에 대한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우리 정부(약 1조원)의 구상보다 5배 이상인 6조원에 달하는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하고 있다.

방위비 분담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주한미군을 감축할 수 있다고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하게 된다면 이에 대한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강경화 외교장관은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초청으로 다음주 방미 일정을 조율 중이고, 이달 중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방한도 예정돼있다.

어떤 형식이로든 방위비 분담금 압박이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다면 방위비 분담금 걱정은 한시름 놓게될 것으로 보인다.

동맹의 '가치'를 중시하는 바이든 후보는 "갈취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합리적 수준에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북핵 협상에서는 어려움을 겪게될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후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폭력배(thug)'로 표현하면서, "핵능력의 축소에 동의할 경우 김 위원장과 만날 수 있다"고도 했다.

이에 실무협상에서 북한이 핵포기 계획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을 경우 정상간 협상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당장 새로운 외교안보팀을 꾸리고 대북전략을 마련해야하기 때문에 급격한 변화는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문 대통령과 당선자 간 첫 전화통화가 언제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중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가장 빠르게 통화 기록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갖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 파문'으로 지위가 흔들리고 있던 상황에서도 트럼프 당선인과 17시간25분 만에 통화를 한 바 있다.

통화 시기가 동맹 관계의 공고함을 단적으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각국의 외교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