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와 신하들이 나눈 친필 詩
정조와 신하들이 나눈 친필 詩
  • 용은주기자
  • 승인 2009.06.1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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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재축’두루마리 2점 궁중회화실서 공개
정조와 규장각 관원들이 창덕궁 후원에서 꽃구경하며 쓴 시(詩·사진)가 공개됐다.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정종수)은 정조와 신하들의 친필 시가 담긴 두루마리 2점을 궁중회화실에서 전시중이다.

왕이 지은 시에 신하들이 화답하는 형식의 친필 ‘갱재축’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1776년 즉위한 정조는 외척세력을 억누르고 혁신정치를 이끄는 중추로서 규장각을 설립했다.

이후 정조는 규장각 관원들과 창덕궁 후원을 즐겨 찾았다.

꽃구경과 낚시도 즐겼지만 이 모임의 백미는 시 짓기였다.

정조가 시를 지으면 신하들도 시로 답했다.

‘내원상화계축갱재축’은 정조와 신하들이 1793년 3월20일 창덕궁 후원의 옥류천에서 술잔을 띄우고 술을 마시면서 지은 친필 시 42수를 모았다.

높이 33㎝, 길이 24m에 이른다.

정조의 친필 시를 비롯해 당시 규장각 제학이던 정민시, 원임직제 서용보, 윤행임 등 규장각 관원 및 당대 주요 인사들의 시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

‘내원상화임자갱재축’은 1792년 3월21일 정조와 규장각 관원 및 그 자제 27인이 창덕궁 후원의 농산정과 수택재에서 꽃구경과 낚시를 하고 춘당대에서 활을 쏘면서 함께 지은 시를 엮었다.

고궁박물관은 “갱재축을 통해 정조대왕과 당대 혁신정치의 구심점이었던 규장각 관원들의 친필을 한꺼번에 살필 수 있다”며 “또 정조가 정기적으로 규장각 관원 및 그 자제들과 창덕궁 후원에서 모임을 가짐으로써 m군신 상하 간의 친분을 돈독히 하고 후세까지 변치 않는 관계를 맺고자 하였음을 알려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