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전야' 미국, 대선 앞두고 곳곳 폭력·시위 ‘잇따라’
'폭풍전야' 미국, 대선 앞두고 곳곳 폭력·시위 ‘잇따라’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0.11.0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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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지지자들-反트럼프 유권자, 유세현장서 ‘충돌’
경찰, 수도 치안 ‘총력’…일부 주 주방위군 배치 ‘긴장’
뉴욕 다리를 봉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AFP=연합뉴스
뉴욕 다리를 봉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AFP/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선거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곳곳에서 폭력사태와 시위가 발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과 반(反) 트럼프 유권자들은 총기로 상대 진영을 위협하거나, 차량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수도 치안을 강화하고 일부 주에서는 주방위군을 배치하며 선거 직후 격화될 수 있는 무력충돌에 대비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CNN방송·USA투데이·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대선을 앞두고 미국 곳곳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와 반(反) 트럼프 유권자 간에 최루액 분사·계란 투척·총격 등의 폭력 사태가 빚어졌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막판 차량운동에 나선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서는 총기위협 사건이 벌어졌다.

반(反) 트럼프 시위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남부 연합 상징물인 로버트 리 장군 동상에 접근하려는 것을 막아섰다. 이에 트럼프 지지자들은 정차된 차량을 향해 총을 쏘고 행인에게 호신용 최루액을 분사하며 위협을 가했다. 

캔자스주 노스토피카에서는 지난달 31일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가 3명의 남성에게 총을 발사했다. 이들이 자신의 집 앞 잔디밭에 설치된 트럼프 대통령 지지 팻말을 훔쳤다는 이유였다. 이 사건으로 1명이 크게 다쳤고, 나머지 2명도 병원치료를 받았다.

캘리포니아주 북부의 흑인 거주지역 마린시티에서는 지난 1일 트럼프 지지자 1000여명이 200∼300대의 차량 동원해 시위를 진행하며 주민들을 향해 인종차별적 발언과 욕설을 쏟아냈다.

또 뉴욕, 뉴저지, 콜로라도 등에서도 지난 1일 트럼프 지지자들 차량시위를 진행했다. 이로 인해 뉴욕 화이트스톤 다리와 마리오 쿠오모 다리, 콜로라도 470번 고속도로 등이 한때 폐쇄됐다. 시위대는 트럼프 캠프 선거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모자를 착용하고 깃발을 흔들며 트럼프 지지의사를 표현했다.

미국 곳곳에서 시위가 격화되면서 경찰은 수도 치안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선거당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 지지자들이 머무르는 백악관 주위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높은 울타리가 쳐졌고, 주방위군 250여명도 근처에 대기한다.

워싱턴DC 치안 당국도 선거 결과가 즉각 나오지 않을 경우 발생할 혼란에 대비해 상당수의 경찰력을 투입해 도시 전역 경비를 강화한다.

일부 주에서는 선거 직후 폭력사태 확산이 우려됨에 따라 미리 주방위군을 배치했다.

찰리 베이커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주방위군 1000명에게 대기명령을 내렸고,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 역시 주방위군 1000명을 주요 도시에 파견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전후로 '폭동 진압법'(Insurrection Act)을 발효해 육군과 해병대 등을 자국민 진압에 동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폭동진압법이 발효될 경우 대통령은 치안 유지를 위해 각 주의 요청이 없어도 판단에 따라 연방군을 투입할 수 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