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호 리더십 좇은 CJ제일제당 '월드 베스트' 속도
강신호 리더십 좇은 CJ제일제당 '월드 베스트' 속도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11.0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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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대표 체제 경쟁력 배가, 해외 식품사업 매출 전년 동기比 60%↑
미국 비비고 만두 매출 국내 뛰어넘고, 슈완스 앞세워 3만여점 입점
중국 온라인 마케팅 역량 키워 왕교자 1위, 가정간편식 인지도 '쑥쑥'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 (제공=CJ제일제당)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 (제공=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강신호 대표 체제에서 글로벌 초격차 역량을 더욱 키우면서 ‘월드 베스트 CJ’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강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라는 악재에서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비비고의 글로벌 위상을 강화하는 한편, 승자의 저주로까지 불렸던 미국의 대형 냉동식품업체 ‘슈완스’ 인수를 지렛대 삼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등 탁월한 경영수완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말 강신호 대표 체제로 바뀐 이후 비상경영 속에서도 해외 매출 비중이 처음으로 60%를 넘어서며 글로벌 식품회사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강 대표가 취임한 지난해 말 당시 수년간 대형 M&A(인수합병)로 몸집을 키우다가 차입금 규모만 10여조원에 달하고, 순이익도 전년보다 80%가량 급감하는 등 어려움이 컸다. 

강 대표는 취임 직후 수익성 개선에 따른 내실 성장과 함께 해외사업의 전략적인 투자로 글로벌 시장에서 초격차 역량을 확보하겠다고 공언했다.

강 대표 취임 이후 CJ제일제당은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11조7518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10조5331억원보다 11.6% 늘었고, 영업이익은 86% 급증해 성장이 가속화된 모습이다. 특히, 해외시장에서의 식품·바이오 경쟁력 확대로 글로벌 매출 비중은 처음으로 60%(대한통운 제외)를 돌파했다. 

이달 3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증권가는 CJ제일제당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평균 10% 늘어난 6조3000억원, 영업익은 40% 성장한 4000억원대를 점치며 호실적을 예측했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식품시장에서의 인지도를 제고해 성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 대표 취임 이후 CJ제일제당의 올 상반기 해외 식품사업 매출액은 약 2조871억원(슈완스 포함)으로, 전년 동기의 1조2943억원보다 60% 이상 늘었다. 이는 미국·중국에서 한식 브랜드 비비고를 앞세운 판촉·홍보활동을 적극 전개한 결과다.

미국에서는 올 초 세계 최대 전자제품박람회인 CES를 시작으로, 뉴욕에서는 비비고 푸드트럭과 팝업스토어 운영으로 현지 소비자들과 접점을 맞추며 많은 공을 들였다. 지난달에는 PGA 정규투어인 ‘더CJ컵’을 통해, 비비고 브랜드 노출을 이전보다 2배 이상 늘리고 미국 NBC 중계를 통한 가상광고와 브랜드 광고영상으로 전 세계 226개국 10억가구에 비비고를 각인시켰다. 

이러한 노력은 결실을 맺고 있다. 대표 제품인 비비고 만두는 올 8월 기준 미국에서만 2837억원을 벌어들이면서 이미 동기간 국내 실적(2333억원)을 뛰어넘었다. 

미국의 한 대형마트에서 현지 소비자가 비비고 비빔밥 제품을 고르는 모습. (제공=CJ제일제당)
미국의 한 대형마트에서 현지 소비자가 비비고 비빔밥 제품을 고르는 모습. (제공=CJ제일제당)
중국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전개된 '비비고데이' 행사 현장. (제공=CJ제일제당)
중국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전개된 '비비고데이' 행사 현장. (제공=CJ제일제당)

2018년 11월 인수한 미국의 2위 냉동식품업체 슈완스 인수 시너지도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슈완스는 당시 2조8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이유로 일각에서 ‘승자의 저주’라는 말까지 나왔지만, 현재 CJ제일제당은 슈완스 유통망을 앞세워 기존의 코스트코뿐만 아니라 월마트와 크로거, 푸드시티 등 미국 전역 3만여개 점포로 비비고 입점을 확대했다. 

또, 강 대표 취임 이후 올 상반기 미국 내 가공식품 매출은 1조7188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1조833억원보다 무려 60% 가까이 급성장했다. 

중국에서는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채널 공략 속도를 높이며 비비고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만두는 중국인들이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식품으로, 싼츄엔(SanQuan) 등 현지 3사 점유율이 70~80%에 달할 정도로 진입장벽이 높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신설한 중국법인 내 ‘온라인 사업팀’을 중심으로 마케팅 역량을 꾸준히 키우는 한편, ‘건강’ 콘셉트에 맞춰 야채함량을 시중 제품보다 높이는 등 차별화했다. 

그 결과, 비비교 왕교자 만두는 올 4~5월 중국의 2위 온라인 쇼핑몰 ‘징동닷컴’의 교자·완탕 카테고리에서 점유율 30%를 웃돌며 1위를 차지했다. 6월에는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행사 ‘618’에서 비비고 왕교자와 국물요리, 햇반컵반 등 핵심 제품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6배 이상 신장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내년까지 만두와 피자, 햇반 등 전략품목 육성에 집중하고, 2022년부터 상온 가정간편식으로 영역을 확대해 미국사업 대형화를 이끌 것”이라며 “중국은 성장기에 접어든 가정간편식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제품군 다변화와 함께, 중국 냉동식품시장에 새 기준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CJ그룹은 2030년까지 3개 이상의 사업에서 글로벌 1위를 반드시 등극하겠다는 '월드 베스트 CJ' 목표를 세웠다. CJ제일제당은 강신호 대표 주도 하에서 ‘글로벌 No.1 식품기업’으로서의 비전은 더욱 앞당겨질 전망이다. 증권가는 CJ제일제당의 올해 글로벌 식품사업 매출액을 4조2000억원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3조1530억원보다 3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코로나19에도 미국의 슈완스와 중국의 온라인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어닝 서프라이즈급의 실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