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건설 차질'…힘빠진 실적 시즌
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건설 차질'…힘빠진 실적 시즌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0.11.0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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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4위권 중 삼성·현대·GS 3분기 누적 영업이익 작년보다↓
대림산업만 주택 선방·고려개발 연결자회사 편입효과로 '상승'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해외사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은 실적 악화로 이어져 시공능력평가 4위권 건설사 중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GS건설의 올해 1~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수준을 밑돌았다. 반면, 대림산업은 주택사업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한 가운데, 고려개발 등 연결자회사 편입효과로 나 홀로 영업이익 상승세를 보였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건설사별 실적 공시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 8조591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3분기 누적 매출액 8조9160억원보다 3.6% 감소한 수치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3960억원으로, 작년 동기 4040억원 대비 2.0% 줄었다. 빌딩(주택 포함)과 플랜트 부문이 호조를 보였지만, 시빌(토목) 부문 실적이 감소했고, 코로나19로 인해 비용은 증가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한 해외현장 셧다운 등으로 올 2분기 매출 등이 소폭 감소하면서 전체 볼륨(부피)이 다소 줄었다"고 말했다.

GS건설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7조3089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5465억원을 기록해 작년 동기 대비 6.6% 줄었다. 신사업 부문은 성장했으나, 인프라와 건축·주택, 플랜트 등에서 매출이 줄었다.

GS건설 관계자는 "진행하던 사업이 마무리된 게 실적에 반영됐을 뿐, 코로나 이외 특별한 이슈는 없었다"고 전했다.

현대건설은 매출액 기준으로는 선방했지만, 영업이익이 큰 폭 떨어졌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2조6455억원을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 12조6473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459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33.4% 하락했다. 해외현장 공사 지연으로 인한 추가 비용이 반영됐다는 게 현대건설의 설명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코로나 시국에 회계처리를 보수적으로 잡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며 "해외현장들의 공정이 멈추는 상황에서 들어가는 비용들을 처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림산업은 새로운 자회사들의 합류로 올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상위 4개 건설사(삼성물산·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 중 유일하게 실적 상승세를 기록했다.

대림산업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이 7조233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 늘었다. 영업이익도 8460억원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11.1% 상승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건설사업부의 주택사업이 괜찮았고, 자회사로 편입된 고려개발과 카리플렉스의 연결자회사 편입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대형 건설사 실적에 주택 분양 위축과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등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에 분양 못 한 물량이 올 상반기까지 매출 공백으로 있었기 때문에 주택매출이 전년 대비 하락했다"며 "작년에 비해 늘 것으로 예상된 해외 플랜트 수주도 코로나 장기화로 많이 이연된 상황이라 매출 누계로 보면 전년 대비 증가한 대형건설사는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