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거물들 속속 출마에 김종인 부담… 추후 거취 주목
야권 일부 잠룡이 차기 대통령 선거 준비를 위해 일어났음을 알리고 있다. 비주류 거물급 인사들이 속속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부담감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김태호 무소속 의원은 김무성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주도하는 '더 좋은 세상으로 포럼(마포포럼)'에서 대권 도전 대열 합류를 피력했다. 김 의원은 이날 범야권 대연대를 강조하면서 "국민을 섬기는 길을 가겠다"고 전했다.
실력자이자 이른바 '킹메이커'를 자처한 김 전 의원의 마포포럼에선 앞서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대권 출마를 공식화한 바 있다. 원 지사는 '반 문재인 연대'와 중도·보수 통합을 내세웠고, 오 전 시장의 경우 야권 잠룡 5인 회의체를 만들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다음달 12일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이 포럼에 참석하고, 같은 달 26일에는 유승민 전 바른정당 대표가 나설 예정이다. 정치권은 이들이 표명할 거취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까지 출마를 시사했거나 할 것으로 보이는 이들은 모두 야권 거물급 인사인 동시에 비주류로서 당외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이 대권 대표주자에 오르기 위해선 국민의힘을 섭렵하는 게 최우선이다. 제1야당의 지지가 있어야 여권과 맞붙어도 승산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작은 성주라도 하겠다는 발상은 오히려 궤멸을 오게 할 수도 있다"고 김 위원장을 압박하기도 했다.
이같은 실정을 보면 국민의힘을 이끌고 있는 김 위원장과 이들은 당분간 불편한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현재만 봐도 당 안에선 지지율 답보 상태를 두고 김 위원장 지도력에 의구심을 품거나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 역시 야권 잠룡들의 복당이나 당권 장악은 자신의 입지에 더욱 위협을 가할 공산이 크기 때문에 애써 외면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 입장에선 내년 재·보궐 선거까지 흔들리는 당을 다잡으면서 서울·부산시장 보선에 참신한 인물을 투입, 성과를 가져와야 하는 상황이다. "재보선에서 승리해야 대선도 볼 수 있다"고 강조하는 것은 자신의 정치적 생명과도 직결한다. 호남 끌어안기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비위 의혹에 대한 사과도 자신의 세력 공고화와 외연 확장을 위해 불가피한 것이다.
더군다나 윤석열 검찰총장 '대망론'이 고개를 들면서 야권 잠룡들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지는 분위기다. 윤 총장 선호도가 상회하고 있는 만큼 자신들의 존재감을 확고하게 각인시켜야 한다는 판단이다. 김 위원장 대응도 빨라질 수밖에 없다. 또 윤 총장의 행보도 선거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해야 할 때다.
야권이 또 한 번 요동칠 기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선 김 위원장과 비주류 거물급 간 대치가 대선정국에서 여론에 희열감과 감동을 주거나 아니면 되려 큰 반감을 살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