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섭 대표, 스타벅스 매출 2조원 시대 연다
송호섭 대표, 스타벅스 매출 2조원 시대 연다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10.29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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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년차, 코로나19 대형 악재 불구 매장 늘리고 실적 호조
언택트 전략 성과, '리저브·티바나' 공격적 확대로 소비자 호응
업계 최초 전용 신용카드 출시 등 선제적 마케팅 1위 입지 강화
송호섭 스타벅스 대표. (제공=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송호섭 스타벅스 대표. (제공=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송호섭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이하 스타벅스) 대표는 한 발 앞선 경영전략과 마케팅으로 1등 커피기업 입지를 더욱 굳히는 모습이다. 스타벅스는 올해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매장 수 확대와 실적 호조를 이어가며 커피전문점 첫 매출 2조원 시대를 열 가능성이 커졌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송호섭 대표는 지난해 3월말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이하 스타벅스) 수장을 맡은 후, 흔들림 없이 꾸준한 성과를 내며 11년간 스타벅스 이끈 이석구 전 대표의 그림자를 지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송 대표는 나이키와 로레알, 언더아머 등 20여년간 다양한 글로벌 기업에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2018년 10월 스타벅스에 전략운영담당 상무로 영입된 데 이어, 이석구 전 대표로부터 바통을 받아 스타벅스를 이끌고 있다. 

스타벅스는 이석구 체제 동안 급격한 성장을 이룬 만큼, 송 대표의 어깨는 무거웠다. 관련업계에서는 취임 2년차인 올해가 사실상 송 대표의 진면목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는 시각이 컸다. 

일단, 송 대표는 코로나19에도 호실적을 거두며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스타벅스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5.6% 증가한 9371억원, 영업이익은 17.9% 늘어난 88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장 수는 10월 기준 1470개로, 전년의 1378개보다 100여개 가량 늘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잇따른 매장 휴점과 좌석 축소에도 불구하고 얻은 결실이다. 이 같은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매출 2조원 달성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매출액 1조8696억원을 기록했다.

송 대표는 코로나19 장기화 가운데, 선제적인 언택트(Untact, 비대면) 전략으로 한 발 앞서 나가고 있다. 비대면 주문인 ‘사이렌 오더’는 현재 전체 온·오프라인 주문건수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졌다. 이용자 4명 중 1명꼴이다. 차량에서 내리지 않고 메뉴를 주문하는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이용건수도 전년 동기보다 40% 이상 급성장했다. 

스타벅스의 '사이렌 오더'로 비대면 주문을 하는 모습. (제공=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스타벅스의 '사이렌 오더'로 비대면 주문을 하는 모습. (제공=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스타벅스 관계자는 “언택트 트렌드 확산에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사이렌 오더 이용은 지난해까지 연평균 20%가량 늘다가 올해 25% 이상 성장했다”고 밝혔다.

리저브와 티바나, 블론드 등 스타벅스의 시그니처를 다양화한 것도 주효했다. 리저브는 ‘스타벅스 최상의 가치 제공’이라는 콘셉트의 프리미엄 매장이다. 고급 원두와 차별화한 추출방식으로, 커피 대중화를 뛰어넘어 고급화를 지향한다. 티바나는 웰빙 트렌드와 함께 2030세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티(Tea) 수요가 늘고 있는 점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도입한 특화 메뉴다. 

송 대표는 많은 소비자들이 스타벅스만의 시그니처를 폭넓게 경험할 수 있도록 전국 거점도시마다 리저브·티바나 매장을 운영하면서 현재 64곳까지 늘렸다. 또, 순한 커피 맛을 찾는 소비자를 위해 라이트 로스팅 커피인 블론드를 취급하는 매장 수도 지난해 100곳에서 올해 1200곳으로 대폭 확대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스타벅스는 또, 올해 ‘서머레디백’을 비롯해 실용성과 세련된 디자인을 갖춘 여러 굿즈(기념품) 상품은 물론 업계 최초의 전용 신용카드까지 내놓으며, 탁월한 마케팅 능력을 선보이고 있다. 

서울의 어느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서울의 어느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커피업계 최초의 전용 신용카드 '스타벅스 현대카드' (제공=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커피업계 최초의 전용 신용카드 '스타벅스 현대카드' (제공=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서머레디백은 대부분의 매장에서 출시하자마자 하루 만에 동날 정도로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화제몰이를 했다. 최근 신세계 계열사가 총동원된 대규모 할인행사 ‘쓱데이’에서는 사은품인 ‘스타벅스 알비백’ 보냉가방을 얻으려는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준비물량 10만개 중 4만개가 행사 시작 이틀 만에 예약됐다. 최소 20만원어치 상품을 구입해야 받을 수 있지만, 스타벅스 알비백 덕에 쓱데이는 시작부터 흥행에 성공한 분위기다.

‘스타벅스 현대카드’도 스타벅스 마니아들의 지지 속에서 탄생할 수 있었다. 스타벅스는 멤버십 회원 수만 650만명이 넘는다. 커피업계는 물론 전체 외식브랜드들 중에서도 가장 월등한 수준이다. 특히, 올 1분기에는 시간당 평균 100명이 가입할 만큼 속도가 빨랐다. 

송 대표는 높은 충성도를 기반으로, 지난 6월 현대카드와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제휴 협약을 맺은 지 4개월 만에 전용 신용카드를 선보이며 업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다시 한 번 얻게 됐다. 

송 대표의 경영능력은 신세계그룹에서도 인정받는 분위기다. 신세계는 최근 정기인사와 함께 스타벅스에 전략기획과 상품개발 조직을 신설해 송 대표에게 신사업 추진과 상품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줬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이석구 전 대표가 스타벅스를 업계 1등으로 올려놨다면, 송 대표는 타 브랜드가 넘보지 못할 정도로 위상을 더욱 높여야할 과제가 있었을 것”이라며 “서머레디백·신용카드 출시 등 꾸준한 화제몰이로 업계 트렌드를 잘 이끄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