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주고 싶어도 못 주는 보험금, 보험사 속사정
[기자수첩] 주고 싶어도 못 주는 보험금, 보험사 속사정
  • 강은영 기자
  • 승인 2020.10.29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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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막을 내린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는 사모펀드라는 뜨거운 이슈가 있어서 그런지 보험 관련 질의는 많지 않았다. 그나마도 보험과 관련해서는 '보험금 미지급금' 문제가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전재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고객이 찾아가지 않은 보험금 규모는 11조원819억원으로 나타났다.

보험금 미지급금은 2017년 8조48억원에서 2018년 8조8515억원, 2019년 10조31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지난 8월 기준 보험금 미지급금 규모는 11조819억원까지 늘어났다. 특히, 생명보험사 보험금 미지급금은 10조7246억원으로 전체 미지급금 규모의 96.8%를 차지했다.

이러한 내용을 접하게 된 금융소비자들은 그동안 자신이 마땅히 받아야 할 보험금을 못 받고 있었다는 사실에 분통함을 느낄 수 있다. 또, 보험사가 고객에게 줘야 할 보험금을 주기 싫어 제대로 안내하지 않은 것 아닌가 하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보험금 미지급금에 대한 보험사들도 이런 저런 속사정을 가지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금 미지급금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중도보험금의 경우, 추가적인 이자 수익을 기대하며 제 시기에 보험금을 수령하지 않는 고객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지속되는 저금리 상황 속에서 금리가 오른 후에 보험금을 찾아갔을 때, 오히려 고객에게 더 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금 수령을 안내하기 위해 고객에게 연락했을 때 정보가 바뀌어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 입장에서도 쌓여가는 보험금을 계속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며 "늘어나는 미지급된 보험금은 보험사 입장에서도 빨리 해결하고 싶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금융소비자들이 보험금이 발생했으나 찾아가지 않은 중도보험금과 만기 보험금 등을 조회할 수 있는 '내보험 찾아줌'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고객이 매달 지불한 보험료를 보상받을 수 있는 보험금이 제 주인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보다 보험사의 보다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고객이 받아야 할 보험금을 스스로 찾아가길 기다리거나 변경된 정보로 인해 손 놓기보다는 어떻게든 보험금을 지급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보험금 지급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돼 있지만, 여전히 늘어나는 보험금을 적시에 고객에게 지급하기 위한 추가적인 방안도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ey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