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시정연설 평가 상반… 與 "신념 제시" vs 野 "거짓말 말라"
대통령 시정연설 평가 상반… 與 "신념 제시" vs 野 "거짓말 말라"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10.2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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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당면한 문제 중 가장 핵심을 제대로 짚어… 도약 의지 보였다"
국민의힘, 주호영 몸수색 일제히 항의… "협치" 말하자 비웃으며 야유도
국민의힘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 사전환담 당시 청와대 경호처 직원의 주호영 원내대표 신체 수색 시도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 사전환담 당시 청와대 경호처 직원의 주호영 원내대표 신체 수색 시도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28일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두고 여야가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호평한 반면 국민의힘은 이에 앞서 청와대 경호처가 주호영 원내대표 몸수색한 것에 대해 일제히 항의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한 문 대통령 연설 후 "코로나19 국난에 따른 여러 분야의 고통을 짚어줬고, 딛고 나아가기 위한 계획과 신념을 제시해줬다"며 "지금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것들을 제대로 짚어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당도 그러한 문제 의식과 코로나19 이후 준비에 대한 방향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한국판 뉴딜(대공황 극복 정책)의 일환인 그린(친환경) 뉴딜과 관련해 "8조원을 투자하겠다"며 "국제사회와 함께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해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나아가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선 "피할 수 없는 목표"라며 "당정청(여당·정부·청와대)이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문 대통령이 이 내용을 발표할 당시 가장 크게 박수친 바 있다.

이 대표는 탄소 중립과 관련해 "지난 주말 한국판 뉴딜 당정청 워크숍(회의)에서도 의견을 모았다"며 "중국과 일본도 그러한 정책을 발표했고, 미국의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도 대단히 의욕적인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태년 원내대표도 "코로나19로 국민이 많이 힘들고 아파하는데, 대통령께서 충분히 국민의 어려움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며 "국난을 극복해 오히려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도약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호평했다.

그러면서 555조8000억원으로 편성한 내년도 예산을 언급하며 "무엇보다 사회적 약자와 코로나로 힘든 취약계층을 더 두껍게 보호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예산안"이라고 말했다. 또 "대한민국을 선도국가로 변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담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는 예산을 설명한 것"이라고 부각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통령 시정연설을 평가하기 전 주 원내대표 몸수색에 대해 질타를 쏟았다.

앞서 주 원내대표는 시정연설 전 사전간담회에 참석하려 했지만, 회담 장소인 국회의장실 입구에서 청와대 경호처 직원이 주 원내대표에게 신원을 밝히라며 수색·제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 원내대표는 이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발길을 돌렸다.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협치하겠다고 오신 분들이 의장실 회동에 야당 원내대표가 들어가는데 경호처 직원이 제재하고, 야당을 대통령 들러리(매개체)를 세우는 것도 아니고"라며 "강력히 항의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주 원내대표가 국민의힘 원내대표인 것을 모르는 분도 있느냐"며 "이 무례를 청와대가 국회에 와서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고 청와대의 공식적 사과와 해명을 요구한다"고 질타했다.

국민의힘의 항의는 본회의장에서도 이어졌다. 문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국민의힘 의석에선 들어오자 "사과하라"고 목소리가 빗발쳤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문 대통령 시정연설에 앞서 "사실을 확인하고 청와대에 합당한 조치를 요구하겠다"고 달랬지만, 야당의 목소리는 줄지 않았다. 이에 문 대통령은 단상에서 박 의장에게 야당을 가리키며 다시 한 번 제지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시정연설 후 긴급 논평을 내고"국회의사당 내에서 야당 원내대표의 신체 수색을 함부로 하는 것은 의회에 대한 노골적 모욕"이라며 "이것이 주 원내대표가 요구한 10가지 질문에 대한 답인가"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 시정연설에 대한 평가는 문 대통령 연설 중 이미 드러났다.

174석 여당은 25번 박수를 보낸 한편 103석 국민의힘은 '이게 나라냐'라고 적은 손팻말을 흔들며 항의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최근 서해에서의 우리 국민 사망"을 언급하자 국민의힘에선 "사과하라, 공산주의와 무슨 공존" 등 고성이 나왔다. 또 문 대통령이 "지금 같은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서 협치는 더욱 절실하다"고 말하자 박장대소하며 "거짓말하지 말라"고 야유를 쏟기도 했다.

한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라임·옵티머스 사기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 제도 도입을 요구하며 사전간담회에 불참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