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경제서 확실한 반등 이뤄야"
"중장기적 재정 건전성도 고려" 적극 재정 투입 의지… "경제" 43번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내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해 확실한 반등을 이뤄내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코로나19 방역에서 확실한 안정과 함께 경제에서 확실한 반등을 이뤄야 할 시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555조8000억원으로 편성한 내년도 예산안이 '위기를 넘어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예산'이라는 점을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인해) 경제활동의 근간이 무너지며, 세계경제는 불황의 늪에 빠졌다. 대공황 이후 인류가 직면한 최악의 경제위기"라면서 "실물경제와 금융, 내수와 수출 모두에서 동시 타격을 받는, 사상 초유의 복합위기가 세계 경제를 벼랑 끝에 서게 하고 있다. 근대 이후, 감염병 때문에 전 세계가 경제위기에 직면한 것은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상황이 세계경제 재편 과정에서 한국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인식도 동시에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그런 가운데서도, '위기에 강한 나라'임을 전 세계에 증명해 보이고 있다"며 "코로나 극복 과정에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한마음이 됐고, 위기 속에서 희망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코로나 속의 새로운 일상에서 방역수칙을 생활화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계속된다면 방역 선도국가 대한민국의 위상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경제도 확실한 반등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 2분기 역성장의 늪을 헤쳐 나와 드디어 3분기 성장률이 플러스로 반등했다"며 "8월의 뼈아픈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해 더 크게 반등하지 못한 것이 매우 아쉽지만 그 타격을 견뎌내면서 일궈낸 성과여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3분기에 만들어낸 희망을 더욱 살려 4분기에도 경제 반등의 추세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문 대통령은 "내년 예산은 일자리 유지와 창출에 우선을 뒀다"며 해당 정책을 소개하고 기업의 협조를 구했다.
구체적으로 △투자 활력을 위한 정책자금 72조9000억원 공급 △생활SOC 투자 11조1000억원 투입 △수출 회복 및 수출시장 다변화 촉진 등을 설명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을 필두로 한 미래성장동력 확보,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 강화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반등의 토대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이나 한반도 평화 등에 대한 언급을 최소화하며 경제회복에 대한 의지를 확실하게 드러냈다.
실제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경제'라는 단어를 43번으로 가장 많이 언급했다. 경제와 연동된 '위기', '투자'도 28차례 언급했다. 그만큼 '경제'에 방점을 둔 것이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삶을 지키고 국가의 미래를 열기 위해 재정의 역할이 더 막중해졌다"며 적극적인 재정 투입으로 민간의 투자를 견인하겠다는 구상도 전했다.
다만 재정 건전성 우려가 제기되는 점은 과제다. 이를 의식한 듯 문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은 중장기적인 재정 건전성도 고려한 것"이라며 "재정 건전성을 지키는 노력을 결코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