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오해와 이해
[e-런저런] 오해와 이해
  • 신아일보
  • 승인 2020.10.2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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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월화드라마 ‘18 어게인’은 실직과 이혼 위기에 처한 37살 남성이 18살 고교시절의 모습으로 돌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드라마 속 주인공은 쌍둥이 자녀와 같은 학교에 다니며 가족들의 다른 모습들을 마주하게 된다. 집에서 아버지의 눈으로만 봐오던 자녀의 모습은 학교에서 친구의 눈으로 본 그것과는 달랐다. 자녀들이 어떤 꿈을 꾸고,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아버지로서는 몰랐지만 친구로서는 알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겉모습은 친구지만 실제로는 아버지로서 진심을 다해 자녀들의 어려움을 함께 해결해나가는 모습도 그려졌다.

아내와의 관계도 다르지 않다. 고교시절 유망한 농구선수였으나 아이가 생기면서 어쩔 수 없이 진로를 바꾸고 현실에 치여 살 수밖에 없었던 주인공과 역시 이른 결혼과 출산으로 아나운서의 꿈을 번번이 이루지 못했던 아내는 서로에 대한 원망과 이에 따른 상처로 이혼에 이르게 되지만 결국 옆에 있을 때는 몰랐던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인간관계가 다 그렇지만 가족 구성원 간에도 ‘오해’가 없을 리는 만무하다. 특히 드라마에서처럼 현실이 지치고 힘들 때 더욱 그렇다. 술에 취해 내뱉은 말 한 마디가 오해를 낳아 깊은 상처로 남고, 꿈 대신 가족을 ‘선택’한 자신의 결정이 ‘희생’으로 퇴색되는 과정도 오해에서 비롯됐다.

물론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다. 누구나 한 번쯤 과거로 돌아가 후회되는 일을 바로잡고 싶겠지만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 가능한 것은 가족을 막론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이해’ 해보려는 노력을 통해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지 않는 것뿐이다.

/한성원 스마트미디어부 차장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