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이건희 회장 별세 애도 한목소리… 미묘한 입장차도
여야, 이건희 회장 별세 애도 한목소리… 미묘한 입장차도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0.10.2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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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초일류 기업 표방했지만 과정은 때때로 초법적"
국민의힘 "경제 앞장… 국민의 자부심 높였던 선각자"
정의당 "대한민국 사회 어두운 역사 이재용에 이어져"
2006년 12월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성과 보고회에서 환담장으로 향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건희 회장.(사진=연합뉴스)
2006년 12월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성과 보고회에서 환담장으로 향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건희 회장.(사진=연합뉴스)

 

여야는 25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에 일제히 애도를 표했다.

다만 범여권은 애도를 표하면서도 '재벙중심 경제구조 강화'에 대한 비판도 함께 내놓으면서 미묘한 입장차를 보였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명복을 빈다"며 "그의 인생은 파란만장했던 영욕의 삶이었다"고 했다.

허 대변인은 "이 회장은 삼성의 글로벌 도약을 이끌며 한국경제 성장의 주춧돌을 놓은 주역이었다"면서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인으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허 대변인은 "그의 말대로 삼성은 초일류 기업을 표방했지만, 이를 위한 과정은 때때로 초법적이었다"면서 "경영권 세습을 위한 일감 몰아주기와 부당 내부거래, 정경유착과 무노조 경영 등 그가 남긴 부정적 유산들은 우리 사회가 청산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의 타계를 계기로,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대국민 사과에서 국민들께 약속했던 '새로운 삼성'이 조속히 실현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건희 회장 별세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은 국민의힘, 국민의당, 정의당에 이어 3시간 만에 가장 뒤늦게 나왔다. 민주당은 논평 수위를 놓고 검토를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대한민국 경제를 앞장서 이끌었던 고 이건희 회장님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임직원 여러분께도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애도했다.

배 대변인은 "고인은 반도체, 휴대전화 등의 첨단 분야에서 삼성이 세계 1위의 글로벌 기업이 되는 기틀을 마련했다"며 "국민의 자부심을 높였던 선각자이셨다"고 전했다.
  
또 그는 "고인이 생전에 보여준 세계 초일류 기업을 위한 뼈를 깎는 노력 '마누라, 자식 빼놓고 모두 바꿔라'라는 혁신의 마인드는 분야를 막론하고 귀감이 됐다"고 추모했다.
  
그는 "고인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혁신과 노력을 통해 다가올 미래를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다시 한 번 고 이건희 회장이 편히 영면하시길 기원한다"고 고인을 기렸다.

정의당은 "대한민국 사회에 어두운 역사를 남겼다"고 논평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조의를 표한다"면서도 "이 회장은 정경유착과 무노조 경영이라는 초법적 경영 등으로 대한민국 사회에 어두운 역사를 남겼고, 그 그림자가 이재용 부회장에게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또 정 대변인은 "이제 그 어두운 역사의 그림자를 지우고, 재벌 개혁을 자임하는 국민 속의 삼성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