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석수 부족 서러운 국민의힘, 특검 안 되자 급기야 "추미애 사퇴" 종용
의석수 부족 서러운 국민의힘, 특검 안 되자 급기야 "추미애 사퇴" 종용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10.2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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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검찰 파괴하고 정권 지키는 공 높아… 만족함 알고 그만두는 게"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감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감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라임·옵티머스 금융사기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법(특검법)이 여당 반대로 무산하자 야당이 급기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퇴를 종용하고 나섰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3일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추 장관을 향해 "이미 검찰을 파괴하고 정권을 지키는 공이 높으니 그만하면 만족함을 알고 그만두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울산시장 선거 공작 사건을 수사 못하도록 막은 일, 환경부 블랙리스트(감시명단) 수사 인사를 다 내친 일, 검찰-언론 유착 사건 명분 수사지휘권 발동 등을 한 것이 이미 정권에 공을 세울 만큼 세운 것"이라고 부각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전날 국회 법사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거론하며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 부하인가 아닌가 논란이었지만, 추 장관 얘기대로 부하라면, 부하 두 사람이 들이받는 수모를 겪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가 말한 것은 전날 국감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 장관에 대해 작심 비판한 것과 라임 수사 책임자인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이 추 장관을 비난하며 사의 표명한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부하들로부터 '당신 위법이다, 사실과 다른 것으로 권한을 행사하려고 한다'고 들이받혔다"며 "보통 사람이면 부끄러워서라도 그만둬야 할 상황"이라고 비꼬았다.

국민의힘은 현재 국민의당, 무소속 의원 4명과 함께 대치전선을 형성하고, 역대 최대 규모의 특검법을 발의하는 등 공세의 포문을 열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특검법 도입을 위해 전날에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회동하기도 했다.

야권의 특검 목적은 단연 정국 주도권 확보가 가장 큰 이유다. 또 추 장관 수사지휘권 발동 배경이 사건 피의자의 서신으로부터 비롯된 만큼 수사의 공정을 위해선 국회 차원에서 특검을 구성해야 한다는 명분도 있다.

여당이 피의자의 서신에 야당 인사도 연루돼 있다고 주장하자 함께 처벌하자며 특검을 거듭 요구한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주 원내대표는 앞서 특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동시 도입·발족을 제안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권력형 비리로 보지 않고,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특검엔 반대하고 있다. 특검을 도입하면 특검 인선까지 여야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당의 반대로 특검법 도입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수가 찬성해야 발동하기 때문이다.

그간의 실책으로 국민의힘은 4·15 총선에서 비례대표를 포함해 103석을 얻는데 그쳤다. 이번 특검법 발의에는 국민의당 3명과 무소속 홍준표·윤상현·김태호·박덕흠 의원이 가세해 110명이 이름을 올렸지만, 150명이란 과반수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설령 정의당이 가세하더라도 115석이다. 민주당 의원 일부가 동의하면 해볼만 하지만, 그럴리는 만무한 상황이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