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중공군 열사능 참배…美 국무부 “대북제재 완화시기 아니다”
김정은, 중공군 열사능 참배…美 국무부 “대북제재 완화시기 아니다”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10.22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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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쩌둥 장남묘 등 6·25 전사자묘 헌화…북·중 관계 강조
미국의소리, 美국무부 유엔북한인권특별보고관 권고일축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의 6·25전쟁 참전 70주년을 맞아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중공군 열사능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의 6·25전쟁 참전 70주년을 맞아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중공군 열사능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이 중국의 6·25전쟁 참전 70주년을 맞아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을 참배한 가운데 미국 정부는 인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대북 제재를 해제하라는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의 권고를 일축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2일 “김정은이 중국 인민지원군 조선전선 참전 70돌을 맞아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을 찾고 열사들에게 숭고한 경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중공군 열사묘에 묵념 후 마오쩌둥 전 주석의 장남이자 6·25 전쟁에서 전사한 마오안잉의 묘에 헌화했다.

김정은은 “제국주의 침략자들을 격멸하는 성전의 자리에서 죽음도 결코 두려워하지 않고 용맹하게 싸운 중국 인민지원군 장병들의 붉은 피는 조국의 땅 곳곳에 스며있다”며 “그들의 숭고한 넋과 고결한 희생정신을 영원토록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극히 곤란한 형편에서도 항미원조 보가위국의 기치 아래 우리를 희생적으로 지지·성원한 중국 인민지원군의 불멸 공적 및 영웅적 위훈은 인민들의 기억 속에 생생히 남아 있다”고 언급했다.

김정은은 또한 “중국 인민지원군의 조선전선 참전은 조국해방전쟁의 승리에 역사적 기여를 했고 북·중 두 나라 군대와 인민이 운명을 하나로 연결시키고 생사고락을 같이하면서 피로써 쟁취한 승리는 세기가 바뀐 오늘에 와서도 변함없이 거대한 의의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회창군에 소재한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은 6·25전쟁 당시 중국 인민지원군 사령부가 존재하던 곳으로 마오안잉과 중공군 전사자들의 유해가 묻혀있다. 북한은 2012년 해당 열사능원을 개·보수한 바 있다.

이날 능원 참배에는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을 비롯해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총리를 비롯해 박정천 군 총참모장, 김재룡·리일환·김형준 등 당 부위원장이 동행했다.

이 외에도 리선권 외무상, 김명식 해군사령관, 김광혁 항공 및 반항공군사령관, 리영철 회창군 당위원장, 김인철 회창군 인민위원장 등도 참가했다.

김정은은 21일 평양의 북중 우의탑에도 화환을 보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또한 이날 열사능에 꽃바구니를 보냈으며 헌화식에는 리진쥔 북한 주재 중국대사 등이 참가했다.

김정은은 앞서 2013년과 2015년, 2018년에도 정전협정 체결 60주년, 65주년 등을 기념해 중공군 열사능을 참배한 바 있다.

일부 북한 전문가들은 다소 멀어진 북·중 관계에 화해의 제스처로써 열사능 참배를 이용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올해는 장기화되는 코로나19와 대북제재, 수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최대 교역국이자 우방인 중국과의 친선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중국 또한 미·중 갈등이 격화되자 내부 결집을 독려하고 북중관계를 강조하는 등 항미 원조에 손을 내밀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19일 베이징 인민혁명군사박물관의 ‘위대한 승리 기억, 평화 정의 수호-중국 인민지원군 항미원조 작전 70주년 전시’를 참관하고 중국의 6·25전쟁 참전 당위성을 역설했다.

북한과 중국이 서로를 의지하며 항미 정책을 함께하는 가운데 미국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한 언론(미국의 소리:VOA)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대북제재 완화 시기가 아니다”라며 “북한이 금지된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유지, 개발하는 상황에서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관계 변화 및 항구적 평화 구축과 전쟁 유산 치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약속들에 대한 진전을 이루는 데 전념하고 있고 우리는 이것을 혼자 이뤄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는 23일 유엔총회에서 보고될 예정인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전례 없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대북 제재 체제를 재평가해야 하는 국제사회의 책무는 어느 때보다 시급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