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전북·대전 이어 제주·대구·경기서도…국민 불안감↑
백신-사망 연관성 아직…정부 “전체 예방접종 예정대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무료접종한 뒤 사망한 사람이 현재까지 9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정부는 독감 백신 접종과 사망 간의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전체 예방접종 사업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1일 오후 독감 백신 관련 긴급 브리핑을 갖고 "현재까지 사망 사례가 총 9건 보고돼 그중 8건에 대해 역학조사와 사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 등이 진행 중"이라며 "백신 접종과 사망 간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제주에서는 독감 백신을 접종한 60대 남성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남성은 지난 19일 오전 9시께 민간 의료기관에서 무료 독감 백신을 접종한 이후 20일 오후 11시57분께 건강상태 악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해, 이날 오전 1시17분께 해당 사실이 경찰에 통보됐다.
대구에서도 78세 남성이 독감 백신을 맞은 이후 사망했다. 이 남성은 20일 정오께 동구의 한 의원에서 무료 백신을 접종한 뒤 같은 날 오후 1시30분께 병원 응급실로 이송, 이날 0시5분께 숨졌다.
경기도에서도 독감 백신을 접종한 서울 시민 1명과 고양시보건소에서 접종한 1명 등 2명이 사망이 확인됐다.
이날 보고된 사례 외에도 전날까지 인천, 전북, 대전에서 각각 1명의 사망자가 보고됐다.
인천에서는 지난 14일 독감백신을 접종한 17세 고등학생이 이틀 뒤인 16일 사망했다. 전북 고창에서는 지난 19일 독감 백신을 접종한 70대가 하루 뒤인 20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또 대전에서도 80대 남성이 지난 19일 동네 의원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한 이후 다음 날인 20일 사망한 사례가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독감 백신 이상 사례는 매우 예외적이고 아직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시점에서 과도한 공포감을 경계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을 하고 바로 사망한 사례를 본 적은 없다”면서 “부검 결과도 봐야 하고 역학조사도 해봐야 한다”며 신중한 의견을 냈다.
하지만 국민들은 지난달 발생한 신성약품의 ‘백신 상온 노출’ 사고에 이어 원인 불명의 사망 사례가 계속 나오면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인천 10대 사망자의 경우 다른 사례와 달리 연령도 젊은 데다 특별한 기저질환도 확인되지 않아 불안감은 더욱 가중됐다.
이와 관련 정부는 철저한 조사를 통한 신속한 사망원인 규명을 약속하면서도 백신 접종을 중단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은경 청장은 “사망자 2명의 경우, 아나필락시스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이날 피해조사반 회의에서 논의한 결과 백신과의 직접적인 연관성, 예방접종 후 이상 반응과 사망과의 직접적인 인과성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특정 백신에서 중증 이상 반응 사례가 높게 나타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