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책임경찰' 체계 확립해달라… 수사권 조정으로 독립성 발판"
문대통령 "'책임경찰' 체계 확립해달라… 수사권 조정으로 독립성 발판"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0.10.2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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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주년 경찰의날 기념식 참석… "자기 혁신이 신뢰 높여"
개천절·한글날 집회 통제에 "위법한 집단행위에 엄정 대응"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제75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제75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개혁입법으로 경찰의 오랜 숙원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당당한 책임경찰'로서 공정성과 전문성에 기반한 책임수사 체계를 확립해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충남 아산의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제75주년 경찰의날 기념식’에서 "국가수사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게 될 국가수사본부의 출범을 예정하고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수사경찰을 행정경찰과 분리해 수사역량과 정치적 중립성을 더 강화하면서 책임 수사와 민주적 통제를 조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곧 출범할 국가수사본부의 완결성을 높인다면 국민들은 경찰의 수사역량을 더욱 신뢰하게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또 문 대통령은 "존중과 사랑받는 경찰로 거듭나기 위해 경찰은 올 한해 스스로를 개혁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며 "강도 높은 자기혁신이 경찰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여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그동안 330개 개혁 과제를 추진했고 인권보장 규정을 마련해 인권 친화적 수사를 제도화했다"며 "수사권 조정을 통해 경찰 수사의 독립성과 책임성을 높일 발판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에서 협력해 주신다면 자치경찰제도 머지않아 실시될 것"이라며 "자치분권 확대의 요구에 부응하고 지역주민의 생활치안을 강화하는 길이지만 75년을 이어온 경찰조직 운영체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과 현장 경찰관들에게 생소하게 느껴지고 실제 운영에서 혼란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혼란을 최소화하고 변화와 도약으로 이어지도록 적극적인 수용과 철저한 준비를 당부한다"고 했다.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대공수사권을 넘겨받는 것과 관련해서는 "국가안보 분야에서도 경찰의 어깨가 무거워진다"며 "안보 수사역량을 키우고 대테러 치안역량을 강화해 국민의 안전과 안보를 지키는데도 한 치의 빈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개천절과 한글날에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이뤄진 경찰의 집회 통제와 관련해서는 "국민의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면서 위법한 집단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는 코로나 극복이라는 국가적 과제 앞에서 흔들림 없이 사명을 다하며, 국민에게 큰 힘이 됐다"면서 "현장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대처하며 코로나 재확산을 방지해 낸 경찰의 노고를 높이 치하한다"고 했다.

또 코로나19 확산 초기 중국 우한 교민이 귀국했을 당시 경찰인재개발원을 임시생활시설로 제공해준 경찰과 아산시민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아울러 올해 집중호우, 태풍으로 인한 침수 및 산사태 우려 지역 순찰, 취약도로 교통관리, 수해복구, 인명구조 등 활동과 이로 인해 순직한 경찰 및 유가족들에게 위로와 감사 인사를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제75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을 마친 뒤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사고로 순직한 고(故) 이종우 경감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제75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을 마친 뒤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사고로 순직한 고(故) 이종우 경감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특히 문 대통령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유혈진압 지시를 거부했다가 보안사령부에 끌려가 고문을 받고 파면당한 고(故) 이준규 목포경찰서장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고 이준규 총경의 경찰영웅 현양은 다시는 어두운 역사를 반복하지 않고 민주경찰, 따뜻한 인권경찰, 믿음직한 민생경찰의 길을 흔들림 없이 걷겠다는 경찰의 약속"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결코 경찰의 노고를 잊지 않고 합당한 처우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높은 위험과 넓은 책임에 걸맞은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민주·인권·민생 경찰의 길을 흔들림 없이 걸을 수 있도록 정부가 동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를 위해 치료를 위한 휴직 및 치료비 지원, 책임있는 법 집행을 위한 법·제도 정비, 경찰 2만명 증원 추진, 근속승진제도 개선 등 사항을 약속했다.

한편, 이날 '올해의 경찰 영웅'으로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부당한 강경진압 지시를 거부해 시민의 생명을 보호한 고(故) 이준규 총경과 지난 2월 한강에서 살신성인의 자세로 인명구조에 나서다 순직한 고(故) 유재국 경위가 선정됐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