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기협 '서울시판 옵티머스' 의혹 민소 제기… 권력형 카르텔 문 열리나
[단독] 한기협 '서울시판 옵티머스' 의혹 민소 제기… 권력형 카르텔 문 열리나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10.2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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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협 이사, 본인 대표인 재단법인에 '공제기금' 92억원 송금 승인"
재단법인, 文 정부 인사 관련된 법인서 출연… 돈·일감 몰아주기 의혹
(자료=임이자 의원실)
(자료=임이자 의원실)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이하 한기협) 전직 대표와 이사가 재임 당시 총회 의결 없이 협의회 돈 92억원을 한 재단법인에 보냈다는 의혹이 나왔다. 재단법인은 해당 이사가 대표로 있는 곳으로, 한기협은 이들을 검찰 고소한 데 이어 돈이 흘러간 재단법인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정부·지방자치단체도 관계가 있어 일각에선 이른바 '서울시판 옵티머스' 의혹으로 파장이 커질지 주목하고 있다.

21일 <신아일보> 취재 결과, 한기협은 지난 12일 서울서부지법에 재단법인 '밴드'를 상대로 한 부당이득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한기협은 전국 사회적 기업 2559곳의 사업 자금을 대출해주는 비영리 민간단체다. 현재까지 802개 사회적 기업이 권리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문제는 지난해 10월 18일 변형석 당시 한기협 대표와 하정은 이사 겸 공제사업 단장이 임기 종료 전 협의회가 조성한 92억원의 공제기금을 재단법인 밴드로 보내면서 불거졌다. 밴드는 자금을 보내기 일주일 전 설립한 회사였고, 이곳의 대표는 하 전 이사였다.

또 한기협에 따르면 협의회 정관상 공제기금을 지원할 경우에는 총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92억원 이체는 변 전 대표와 하 전 이사의 양도 계약 체결로만 성사한 것으로 확인했다. 한기협은 하 전 이사 측이 '포괄사업양수도 계약서'를 작성해 협의회 예금채권 등 자산 일체를 임의로 이전한 것으로 보고, 서울서부지검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 위반 혐의로 이들을 고소했다.

입수한 자료를 살펴보면 두 임원이 계약한 뒤 협의회 돈은 계속 빠져 나갔다. 특히 92억원 가운데는 227개 사회적 기업이 납부한 기부금 40억원과 서울특별시 정책자금 30억원도 포함하고 있었다. 은행권 돈도 투입됐는데, 지난해 11월 6일에는 KB국민은행이 협의회에 기부한 1000만원이 밴드로 들어가기도 했다. 현재 밴드의 공제기금 조성 금액은 약 139억5300만원에 달한다.

서울시는 이같은 정황을 알았지만,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았고 한기협은 서울시와 밴드의 공모도 의심하고 있다. 특히 밴드를 대상으로 중첩적 채무인계가 성립하려면 서울시-한기협-밴드 3자 계약을 맺어야 하는데, 이같은 논의는 없었다는 게 한기협 측 설명이다.

의혹은 청와대로까지 올라간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후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국정 과제로 채택했고, 청와대는 '사회적경제비서관'을 신설했다.

현재 청와대 사회적경제비서관은 김기태 전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한사경) 정책위원장인데, 밴드 출연자 중 한 곳인 사단법인 '여성이 만드는 일과 미래' 전임 대표 김인선 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원장과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문재인 후보 선거사무실 등 여권에서 활동한 바 있다. 김 비서관과 김 원장은 앞서 바른미래당의 문재인 정부 낙하산 인사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김 비서관이 있던 한사경 역시 변 전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았던 곳이기도 하다.

특히 김인선 원장이 2017년 문재인 정부에 입성해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에서 활동을 시작하자 변 전 대표가 이끌던 한기협 수입도 대폭 늘었다.

지난 2016년 수입은 4억4000만원이었지만, 2017년 7억4500만원으로 늘었다. 후원금 비중 역시 67.85%에서 82%까지 늘었다. 이후 2018년 수입은 9억9600만원으로 증가했고, 제2회 대한민국 사회적 경제 박람회를 실시했던 지난해에는 수입이 21억8000만원까지 뛰었다. 당시 박람회에는 문재인 대통령까지 참석한 바 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왼쪽)과 국민의힘 임이자 간사가 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왼쪽)과 국민의힘 임이자 간사가 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인선 원장의 행보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김 원장이 활동한 사단법인 '여성이 만드는 일과 미래'는 2004년 서울 마포구 창천동 한 사무실에서 생기는데, 이곳에선 2007년 '우리가 만든 미래', 2018년 '사회적협동조합세이'도 나온다. 한 사무실에서 세 개의 사회적 경제조직이 나온 것이다. 게다가 '우리가 만든 미래'는 김 원장이 만든 법인이다. 이 세 법인은 수탁한 일감을 서로 몰아준 것으로 드러났다.

석연치 않은 한기협의 자금 이전과 급성장,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의구심은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거론됐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8일 고용노동부를 대상으로 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권력형 카르텔' 의혹이라고 피력하며 이재갑 노동부 장관에게 "불법 행태를 묵인한 노동부에 책임을 묻는다. 대대적 감사와 불란 해소를 위해선 법정단체 설립을 통해 엄격한 감사와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또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장관은 논란과 관련해 "미리 파악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기본 재산일 경우 노동부로 내용이 오고 (송금) 승인 여부를 결정했을 텐데, 포괄사업양수도 계약으로 내부에서 (자금을) 이전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사건 진위를 파악해보겠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박수영 의원 역시 지난 15일 서울시를 대상으로 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서 "변 전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하기로 했다가 이유도 없이 거부했다"며 "서울시도 관련이 있는 사건으로, 정확히 조사해 보고하라"고 주문했다.

한편 변 전 대표는 <신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사건에 대한 입장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했다"고 대변했다. 변 전 대표는 SNS에 "포괄양수도계약 체결 전후 이사회에서 의결하고, 사후보고도 하고, 2020년 총회에 결과 보고도 했지만, 명시적으로 총회 의결을 하지 않았다는 건 인정한다"면서도 "그 과정에 내내 참여한 사람이 할 소리를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석상 의견 차이의 문제"라며 "적법성을 따질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국감 불출석 이유에 대해선 "증인으로 출석하기로 했던 게 아니고, 요청서가 왔었다"며 "저희가 주관하는 행사가 있어서 불출석 이유를 제출하고 접수 확인도 했다. 의원실로 전달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 전 이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기협 자체가 어떻게 정상화될지 보고 있다"며 "차라리 (한기협 측에서) 소송이나 구체적 액션(행동)이 있으면 대응할 텐데 일방적으로 문제·의혹만 제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bigstar@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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