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자 잇따라…보건당국 '촉각'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자 잇따라…보건당국 '촉각'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0.10.2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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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전북·대전 이어 제주·대구서도…국민 불안감↑
백신-사망 연관성 아직…정부 “사인 명확하게 규명”
(사진=연합뉴스tv/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tv/연합뉴스)

최근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무료접종한 뒤 사망하는 사례가 5건 보고되면서 보건당국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독감 백신 접종과 사망 간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인천‧대구 등 전국 곳곳에서 백신 접종 이후 숨지는 일이 연이어 발생했다. 특히 백신 상온 노출로 중단된 무료 백신 접종을 재개하자마자 사망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독감 백신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0∼2021년 독감 예방접종 사업이 시작된 이후 백신을 접종한 뒤 며칠 이내에 사망해 보건당국이 조사 중인 사례는 총 5건으로, 이날까지 인천·전북·대전·제주·대구에서 각 1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제주에서는 이날 독감 백신을 접종한 60대 남성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남성은 지난 19일 오전 9시께 민간 의료기관에서 무료 독감 백신을 접종한 이후 20일 오후 11시57분께 건강상태 악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해, 이날 오전 1시17분께 해당 사실이 경찰에 통보됐다.

대구에서도 78세 남성이 독감 백신을 맞은 이후 사망했다. 이 남성은 20일 정오께 동구의 한 의원에서 무료 백신을 접종한 뒤 같은 날 오후 1시30분께 병원 응급실로 이송, 이날 0시5분께 숨졌다.

이날 보고된 2건 외에도 전날까지 인천, 전북, 대전에서 각각 1명의 사망자가 보고됐다.

인천에서는 지난 14일 독감백신을 접종한 17세 고등학생이 이틀 뒤인 16일 사망했다. 전북 고창에서는 지난 19일 독감 백신을 접종한 70대가 하루 뒤인 20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또 대전에서도 80대 남성이 지난 19일 동네 의원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한 이후 다음 날인 20일 사망한 사례가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독감 백신 이상 사례는 매우 예외적이고 아직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시점에서 과도한 공포감을 경계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을 하고 바로 사망한 사례를 본 적은 없다”면서 “부검 결과도 봐야 하고 역학조사도 해봐야 한다”며 신중한 의견을 냈다.

하지만 국민들은 지난달 발생한 신성약품의 ‘백신 상온 노출’ 사고에 이어 원인 불명의 사망 사례가 계속 나오면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인천 10대 사망자의 경우 다른 사례와 달리 연령도 젊은 데다 특별한 기저질환도 확인되지 않아 불안감은 더욱 가중됐다.

이와 관련 정부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망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총괄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무료접종 독감 백신에 대한 국민 우려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최근 사망 사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그 사망의 원인을 밝히는 것이 전제돼야 하며, 질병청을 중심으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 등의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