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신당 5동, 발코니에서 즐기는 한가을밤 음악회
중구 신당 5동, 발코니에서 즐기는 한가을밤 음악회
  • 허인 기자
  • 승인 2020.10.2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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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가요부터 아리랑까지…주민 재능기부로 마을축제 의미 더해
(사진=서울 중구)
(사진=서울 중구)

어린이 놀이터를 둘러싼 서울 중구 신당5동 KCC스위첸 아파트 3개동의 베란다 문이 지난 20일 오후7시 활짝 열렸다. 이 곳에서 특별한 음악회가 열린 까닭이다.

'한가을밤의 발코니 음악회'라는 타이틀로 진행된 음악회는 신당5동 주민센터와 주민들의 합작으로, 공연 기획부터 연주, 홍보까지 주민들의 참여로 꾸며진 행사다.

21일 신당5동 관계자에 따르면  코로나19로 문화공연의 장이 급격히 줄어들고 그 대안으로 온라인 공연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생생한 감동 전달에는 한계가 있어 이를 보완하고자 이번 음악회가 기획됐다. 동시에 코로나19로 지친 주민들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음악회는 잔잔한 캐논변주곡 연주로 문을 열었다.

이어 다채로운 클래식 음악의 향연이 펼쳐졌다. 주민들은 각 세대의 발코니에서 아파트 단지 내 설치된 무대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편안하게 즐기며 가을정취에 젖어 들었으며, 연이은 음악선율은 밤공기를 타고 주민들의 마음을 토닥였다.

'아모르파티', 'BTS의 다이너마이트' 등 모든 연령대에 친숙한 최신가요를 현악기와 피아노로 경쾌하게 풀어낸 메인 공연은 주민들의 격렬한 호응을 이끌어 냈다. 손뼉도 치고 핸드폰 손전등을 흔들며 공연을 즐기는 모습이 군데군데 보이기도 했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입주민 아이들 7명이 준비한 '아리랑' 악기 연주는 주민들의 함박미소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재즈보컬 김소연의 아름다운 목소리로 들려준 'Fly to the Moon'는 가을밤을 배경으로 은은하게 아파트 공간을 메웠다.

해당 아파트 주민 유모씨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가을을 즐길 여유가 없었는데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이런 좋은 공연이 있어 많은 위로가 됐다"며 "거리가 멀어 잘 들릴까 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멋진 공연이었다. 앞으로도 종종 이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소감을 전했다.

신당5동은 이번 발코니 음악회를 시작으로 랜선 노래자랑 '마스크가왕'과 '작은도서관 온라인 집들이' 등 신당5동 대표축제인 백학축제를 오는 26일부터 5일간 온라인상으로 진행하여 주민과의 소통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서양호 구청장은 "코로나19라는 낯선 환경 속에서 지친 심신을 위로하기 위해 주민 여러분을 위해 직접 찾아가는 음악선물을 준비했다"며 "거리는 다소 떨어져 있더라도 마음만은 하나로 통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길 바라며, 잠시라도 힐링하는 시간이 되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i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