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동료들에게 쓴소리 들은 김종인… 박관용 "야당 역할 못한다"
옛 동료들에게 쓴소리 들은 김종인… 박관용 "야당 역할 못한다"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10.2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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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당 상임고문단 회의 참석… "제가 결정적 승리 이끌어야 대선 발판"
6선 박관용 "얼굴 붉히고 말하겠다… 야당은 더 적극적이고 비판적이어야"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상임고문단회의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상임고문단회의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년 4월 예정한 재·보궐 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당내 고문단에게 협조를 구했다.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의 정국 주도권 확보를 위해 오는 29일에는 전라북도를 찾아 '호남 끌어안기' 행보에도 나설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빌딩에서 열린 당 상임고문단 회의에서 "내년 치러지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제가 결정적으로 승리를 이끌어야 2022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위한 발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 4·15 총선에서, 특히 서울에서 당이 패배했다"며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만회하려면 부단한 노력을 경주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여러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남은 기간 당원·의원 등 당 소속 모두가 변화의 모습을 보여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고문단을 향해선 "이 부분을 유념해서 내년 보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도록 많은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내부 전언에 따르면 현재 당 안에선 김 위원장의 지도력에 대한 잡음이 사그라들지 않는 분위기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내년 재보선을 앞두고 당 장악력을 판가름할 시험대를 마주한 상황이다.

이날 고문단도 쓴소리를 서슴지 않았다.

11~16대 국회에서 내리 6선을 했던 박관용 상임고문단 의장은 김 위원장을 향해 "할 말은 해야겠다"며 "김 위원장이 노력을 많이 하고 있지만, 야당이 야당 역할을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 얼굴 붉히고 말하겠다"며 "당의 원로라면 적어도 당에 대해 칭찬도 하고 충고도 하는 것이 공당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작정한 듯 고언을 내뱉었다.

박 의장은 11~12대 국회에서 김 위원장과 함께 의정생활을 한 바 있다. 박 의장은 민주한국·신한민주당으로, 김 위원장은 민주정의당에서 활동했다.

박 의장은 또 "야당은 다음 정권을 잡는 정당"이라며 "그래서 여당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고 비판적이어야 한다. 열정적 정당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희 상임고문은 "총선 때도 고문단이 말했는데, 지역 선거는 정으로 이뤄진 것이 사실인데 (지역구가 탄탄한 사람을) 험지로 보내서 되겠느냐"며 지난 총선에서의 공직선거후보자추천(공천) 결과를 비판했다.

문 고문은 "당은 1당이 되는 것이 목적이기에 그렇게 되도록 당 지도부가 힘을 써달라"며 "저쪽 당(더불어민주당)은 국회 부의장까지 후배가 한다. 부산·서울시장 선거는 남성(광역단체장)의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여성 후보를 내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이연숙 상임고문 역시 "정치를 떠나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국민의힘은) 눈에 띄는 게 없는데, 특히 여성에 대한 관심이 없다"며 "여성의 문제와 생활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전략 중 하나인 호남 민심 확보를 위해 제2지역구로 전북에 배치된 의원 일부와 해당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다. 전북 방문에는 박진·추경호·김승수·송언석·양금희·김상훈·김석기·구자근·이종성·최춘식·유의동·최형두·김병욱·성일종·김희곤·서병수 의원 등이 동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날 오전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전북과의 동행을 선언하고, 오후에는 송하진 전북도지사를 면담, 전주시 덕진구 한국탄소융합기술원 등을 찾아 애로사항을 청취할 계획이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