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재난은 약자에게 더 가혹… 보호에 중점 둬야"
문대통령 "재난은 약자에게 더 가혹… 보호에 중점 둬야"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0.10.20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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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 주재… "위기 불평등 심화시키지 않도록 정책 추진"
"택배노동자 과로사 등 새로운 불평등 구조…대책 서둘러야"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코로나19 위기의 대응에서 사회적 약자 보호에 특별히 중점을 둬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바이러스는 사람을 가리지 않지만 감염병이 만드는 사회경제적 위기는 모든 사람에게 다가온다. 재난은 약자에게 먼저 다가오고 더욱 가혹하기 마련"이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코로나 위기에 가장 취약한 계층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정책을 펼쳐왔다"며 "위기가 불평등을 심화시키지 않도록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정책을 집중 추진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긴급재난지원금, 고용유지지원금, 청년특별구직지원금,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등을 지원하고 기초생활수급 대상을 확대하는 등 전례 없는 정책적 수단을 총동원했다"며 "그에 따라 지난 2분기에는 소득분위 전 계층의 소득이 늘어나는 가운데 하위 계층의 소득이 더 많이 늘어나 분배지수가 개선되는 바람직한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세계적인 빈민구호단체 '옥스팜'은 코로나 대응과 불평등 해소를 함께 실천한 우수사례로 한국을 꼽았다"며 "158개국을 대상으로 한 '불평등해소 지수'에서 한국은 2년 전보다 열 계단 상승한 46위를 차지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크게 미흡하지만 그나마 순위가 큰 폭으로 오른 것은 정부의 불평등 개선 노력이 국제사회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위기의 시기에 정부지원금에 의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며 "코로나로 인한 불평등은 다양한 분야에서 국민의 삶을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대표적인 게 노동시장의 새로운 불평등 구조"라면서 "코로나는 특수고용노동자 등 기존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들의 삶을 더욱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 문제가 단적인 사례"라며 "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특별히 대책을 서둘러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와함께 문 대통령은 "정부는 특고노동자, 프리랜서, 예술인 등 새 형태의 노동자들을 긴급고용지원대상으로 포함하기 시작했고, 고용보험 적용 확대 등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며 "정부는 사각지대를 확실히 줄여나가기 위해 열악한 노동자들의 근로실태점검과 근로감독을 더욱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또 문 대통령은 "코로나 상황에서도 대면노동을 할 수밖에 없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에게도 각별히 신경써주길 바란다"면서 "여성노동자 비율이 특별히 높은 간병인, 요양보호사, 방과후교사, 가사도우미, 아이돌보미 등 비정규 노동자들은 코로나 감염의 위협에 노출돼 있고, 코로나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며 경제적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이분들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한 정책을 점검하고 필요한 지원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돌봄과 교육에 관해서도 불평등 해소를 위한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사회에서 가장 소외받는 계층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면서 "최근 두달 간 자가격리 됐거나 복지센터 휴관으로 갈 곳을 잃은 발달 장애인 3명이 잇따라 추락사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방역 지침에 따라 대면 돌봄을 제때 못 받은게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고독사가 올해들어 대폭 늘어난 것도 큰 문제"라며 "기초생활수급자가 고독사의 절반을 넘고 있다. 이 역시 전염병 확산방지에 중점을 두면서 대면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여 일어난 일로 지적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방역을 우선하면서 더 보호 받아야할 분들이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면서 일어난 일들"이라며 실태 파악과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각 부처는 국민 곁으로 다가가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며 "코로나로 인한 고통의 무게가 모두에게 같지 않다. 국민의 삶을 지키는 든든한 정부로서 코로나로 인해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세심히 살펴주길 바란다"고 했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