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일반노선 달리는 '공항철도 직통열차'…"맘 편히 타세요"
[체험기] 일반노선 달리는 '공항철도 직통열차'…"맘 편히 타세요"
  • 천동환 기자
  • 승인 2020.10.19 0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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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방지 위해 직통노선 멈추고 일반노선 열차 보강
임시운행 첫날 시민들 '어리둥절'하자 안내원 "타셔도 됩니다" 
10여일 지나자 금세 적응한 이용객들 "출퇴근 길 편해졌어요"
지난 5일 저녁 서울역에 도착한 공항철도 일반노선 직통열차에서 승객들이 내리고 있다. (사진=천동환 기자)
지난 5일 저녁 서울역에 도착한 공항철도 일반노선 직통열차에서 승객들이 내리고 있다. (사진=천동환 기자)

공항철도가 코로나19 방역 강화와 시민 편의를 위해 서울역-인천공항 간 직통노선 열차를 평일 일반노선에 임시로 투입했다. 운행 첫날 일반노선 시민들과 직통열차의 어색했던 만남은 이제 출퇴근길 반가운 만남으로 바뀌고 있다. 넉넉한 좌석으로 쾌적함과 편안함을 싣고 달리는 공항철도 직통열차가 코로나19에 지친 시민들의 일상에 작지만 큰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 어색했던 첫 만남

지난 5일 저녁 퇴근길. 기자는 서울시 마포구 홍대입구역에서 서울역 방향 공항철도 열차를 기다리다가 낯선 광경과 마주했다.

열차가 도착하고 스크린도어가 열리자 주황색 조끼를 입은 안내원들이 나와 "일반노선 이용객도 타셔도 됩니다"를 외쳤다.

승객들은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망설이다가 하나둘 열차에 탑승했다. 잠시 머뭇거렸던 기자도 다른 승객들과 마찬가지로 열차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랬다. 이날은 공항철도가 직통열차를 일반노선에 투입한 첫날이었다. 

공항철도는 노선을 일반과 직통 2개로 나눠 운영 중이다. 일반노선은 보통 지하철처럼 열차가 지나는 모든 역에 정차해 승객을 태우고, 직통열차는 인천국제공항과 서울역을 무정차로 운행한다.

지난 16일 저녁 7시29분 김포공항역으로 공항철도 직통열차가 들어오고 있다. (사진=천동환 기자)
지난 16일 저녁 7시29분 김포공항역으로 공항철도 직통열차가 들어오고 있다. (사진=천동환 기자)

다만, 공항철도는 코로나19 방역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지난 4월1일부터 한시적으로 직통열차 운영을 멈춘 상태다. 이에 따라 직통노선 열차들이 때 아닌 휴업에 들어가게 됐고, 이 열차 중 일부를 임시로 일반노선에 배치한 것이다. 임시로 투입된 직통열차는 평일 일반노선의 혼잡을 완화해 코로나19 방역을 돕고, 승객 편의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열차 안에 들어서자 넉넉한 좌석이 먼저 눈에 들어왔고, 반가웠다. 퇴근 시간 열차 안이 한창 붐빌 때인데, 오히려 앉아갈 수 있는 자리가 여럿 비어있는 모습이다.

일반열차 좌석이 양쪽 벽면에 객차 가운데를 바라보고 길게 배치된 것과 달리 직통열차는 KTX나 SRT처럼 운행 방향 또는 역방향을 바라보는 좌석들로 가득 차 있다. 평소 장거리를 한 번에 운행하는 직통열차 특성상 좌석을 가능한 한 많이 확보한 구조다.

지난 16일 오후 김포공항역에서 공항철도 안내원(주황색 조끼)이 승객들에게 일반노선 직통열차 탑승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천동환 기자)
지난 16일 오후 김포공항역에서 공항철도 안내원(주황색 조끼)이 승객들에게 일반노선 직통열차 탑승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천동환 기자)

◇ 다시 보니 반가워

지난 16일. 공항철도 직통열차가 일반노선에 투입된 지 10일이 갓 지난 날이다. 퇴근 무렵 문득 직통열차가 일반노선에 잘 적응했는지 궁금했다.

이번에는 김포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열차를 타기 위해 공항철도 안내 전화로 열차 시간을 문의했다. 서울역에서 오후 7시 5분에 출발하는 직통열차가 김포공항역에 정확히 7시29분에 도착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일반노선 직통열차 운행 일정은 공항철도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대략 시간을 계산해 국회의사당역에서 9호선 열차를 타고 김포공항역에 내렸다. 조금 여유 있게 도착해 공항철도 일반노선 열차 한 대를 보내고 정확히 7시29분에 직통열차를 다시 만났다.

비슷한 시간에 출퇴근하는 승객들은 이제 어느 정도 직통열차에 익숙한 모습이다. 소개팅 자리처럼 어색했던 운행 첫날의 분위기는 이제 많이 자연스워졌다.

여전히 주황색 조끼를 입은 안내원들이 열차에서 내려 탑승을 안내했지만, 첫날처럼 "탑승하셔도 됩니다"를 큰소리로 외치지는 않았다. 

대부분 승객이 거부감 없이 열차에 타고 내렸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뜻하지 않게 일반노선을 달리게 된 직통열차가 일반노선 시민들과 잘 적응해가는 모습이다.

16일 저녁 퇴근시간 김포공항역에서 공항철도를 기다리는 승객들로 승강장이 붐비고 있다. (사진=천동환 기자)
지난 16일 저녁 퇴근시간 김포공항역에서 공항철도를 기다리는 승객들로 승강장이 붐비고 있다. (사진=천동환 기자)

이날 인천 계양역에서 내린 30대 한 직통열차 승객은 "언제인가부터 공항철도 이용객이 많아져 출퇴근 시간 열차 이용이 쉽지 않았는데, 직통열차는 좌석이 넉넉해 훨씬 편안하게 왔다"고 말했다.

공항철도는 여전히 직통열차가 일반노선을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시민들이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안내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공항철도 관계자는 "아직도 직통열차가 승강장에 들어왔을 때 타도 되는지 몰라 어리둥절해 하는 분들이 있다"며 "현재는 일반열차와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부분을 지속해서 안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직통열차, 평시에는 어떻게?

지금은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이라 일반노선에서 직통열차를 이용할 수 있지만, 평시 직통열차는 일반노선 승강장에 서지 않는다.

서울역과 인천공항 1·2터미널을 바로 잇는 이 열차를 서울역에서 타려면 서울역 지하 2층 직통열차 고객안내센터를 찾으면 된다. 반대로 인천공항에서 열차를 이용하려는 승객은 1·2터미널 각각 지하 1층 교통센터에 마련된 직통열차 고객안내센터에서 승차권을 구입할 수 있다.

평시 직통열차는 지정 좌석제로 운영되며, 객실승무원 서비스가 제공된다. 와이파이와 생수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서울역 도심공항터미널 서비스와 인천공항 전동카트 서비스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서울역에서 인천공항 1터미널까지는 43분이 걸리고, 서울역에서 인천공항 2터미널까지는 51분이 소요된다.

코로나19 사태 전 평상시 공항철도 직통열차 서비스. (자료=공항철도 홈페이지)
코로나19 사태 전 평상시 공항철도 직통열차 서비스. (자료=공항철도 홈페이지)

cdh4508@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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