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국회, 앞이 안보인다
6월 국회, 앞이 안보인다
  • 유승지기자
  • 승인 2009.06.10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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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외통위 소집 VS 야, 장외 투쟁…입장차 첨예
박희태 “투쟁일변도는 시대착오적” 비난
이강래 “국민과 소통하는 대한민국 되길”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야권이 거리로 나서 정부와 여당에 대한 장외 투쟁에 나선 가운데,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은 거리정치를 끝내고 국회로 돌아오라고 요구하고 나서며 앞으로 6월 임시국회 개최여부 조차도 불투명한 상태다.

민주당은 이날 정부의 '6·10항쟁 범국민대회' 및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제'를 위한 서울광장 사용 불허 방침과 관련, 이틀째 '거리 정치'에 나서고 있다.

이강래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은 전날 오후 4시부터 서울광장에서 "평화로운 행사가 되도록 내일까지 서울광장을 지켜낼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이 생각을 바꾸고 국정 기조를 바꿔서 국민과 소통하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철야농성의 변을 밝혔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22년 전 항쟁 정신을 이어받는 것은 좋지만 과거 회귀적인 투쟁일변도는 시대착오적이라"고 비난했다.

박 대표"길거리 정치에 몰두하는 민주당 모습을 보면 정말 딱하기 짝이 없다"며 거리 정치 유혹을 뿌리치라고 촉구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도 "재야 세력이 주도하는 장외집회에 전의원이 참여한다는 것은 민생 경제보다 사회 갈등을 부추겨서 정국 주도권을 잡겠다"는 정략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한편 국회 외통위 위원장인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이날 당초 개회 시작보다 50여분 늦은 오후 2시50분께 국회에서 외통위를 소집했다.

박 위원장은 개회를 선언하며 "6월 임시국회가 열려 열띤 논의가 진행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야간 의견차로 국회가 열리지 못해 답답하다.

상임위 개최 여부와 관련해 교섭단체 간사위원들과 협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그러나 어제 황진하 의원 등 13인이 국회법 제52조 규정에 따라 개회 요구서를 제출했고, 특히 안보 현안이 산적해 있어 개회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다만 야당 의원 대부분이 불참한 상황이라 안타깝다"며 "국정운영의 시급성을 감안할 때 야당 의원들에게 국회에 복귀할 것과 상임위에 참석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장 먼저 모두발언을 한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야당 의원들은 서울광장에서 비바람을 맞고 있고 한나라당은 편법으로 국회를 운영하려고 상임위부터 열었다"며 "꼼수와 편법을 부리고 있다"고 힐난했다.

박 의원은 특히 "과반수 의석이 넘는 여당인 한나라당은 우리같은 소수당과 야당을 끝까지 설득해 이끌어내려는 맏형다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국정 운영의 동반자인 동료 의원들을 존중하고 오만과 독선을 그만해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 의원은 "편법으로 열리는 상임위에는 동참할 수 없다"는 의사를 개진한 뒤 바로 퇴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은 "박 의원이 퇴장한 상황에서 50분 정도 지연된 이유에 대해 설명하게 돼 유감이다"고 운을 뗀 뒤 "야당 의원들이 불참한 상황에서 회의를 계속할 지, 야당 의원들의 거부 의견을 받아들일 지 고민하느라 좀 늦었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지금 모두 알다시피 남북관계가 안 좋다.

산적한 안보 현안이 있다"며 "이같이 중차대한 상황에서 정파적 이유로 상임위를 거부하고 있는 일부 의원이 안타깝다.

야당 의원들의 조속한 국회 복귀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황진하 의원도 "박 의원의 발언이 본인의 입장은 아닌 것으로 생각하고 싶다.

당의 입장이라고 생각하고 싶다"며 "국회 폐회 중 상임위를 안한다고 했던 것이 자유선진당인데…"라고 비난했다.

황 의원은 "그러나 상임위를 열고 현안을 다루는 것은 적법하고 반드시 필요하다"며 상임위 강행 의사를 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