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3법 후 전셋값 상승세 지속…홍남기 "무겁게 받아들여"
임대차 3법 후 전셋값 상승세 지속…홍남기 "무겁게 받아들여"
  • 천동환 기자
  • 승인 2020.10.14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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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매가 보합세에도 전세는 여전히 강세
"계약 갱신 증가세…기존 임차인 주거 여건은 안정화"
홍남기 부총리가 14일 서울시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8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기재부)
홍남기 부총리가 14일 서울시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8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기재부)

임대차 3법 시행 후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홍남기 부총리가 "신규 전세 수요자의 어려움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보합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전셋값은 여전히 강세를 나타내는 것을 두고 한 말이다. 다만, 최근 전세 계약 갱신이 증가세를 보임에 따라 기존 임차인 주거 여건은 안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획재정부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14일 서울시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8차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 상한제·임대차 신고제) 시행 이후 시장 동향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홍 부총리는 "전세가격 상승 폭은 점차 둔화되고 있으나, 보합 안정세인 매매시장과 달리 (전셋값)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8월 중순 이후 7주 연속 0.01% 상승률을 보였고, 서울에서도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아파트 매매가는 9주 연속 보합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지난 8월 첫째 주 0.17%까지 높아진 뒤 9월 첫째 주 0.09%로 낮아졌고, 이달 첫째 주에는 0.08%로 소폭 하향했다. 강남 4구 전셋값 상승률은 8월 첫 주 0.35%에서 9월 첫 주 0.1%, 이달 첫 주 0.09%로 낮아졌다.

홍 부총리는 "신규로 전세를 구하시는 분들의 어려움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전세가격 상승 요인 등에 대해 관계부처 간 면밀히 점검·논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전세대출 공적보증을 분석한 결과, 기존 임차인에 대한 주거안정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갱신청구권 행사가 시작된 지난달 5억원 이하 공적보증 갱신율이 연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는 등 갱신 계약이 늘고 있는 상황을 언급했다.

전국 5억원 이하 공적보증 갱신률은 지난 1~8월 평균 53.9%에서 지난달 59.3%로 높아졌고, 서울 갱신률은 1~8월 평균 55.0%에서 9월 60.4%로 상승했다. 

홍 부총리는 "좀 더 지켜봐야 보다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겠으나 제도가 정착될 경우 기존 임차인의 주거안정 효과가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홍 부총리는 자금조달계획서를 통해 본 최근 주택시장 상황이 '투기수요 근절과 실수요자 보호'라는 정책 목적에 어느 정도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지난 5~6월 전체 거래 중 50% 수준까지 늘었던 서울 및 투기과열지구 갭투자 비중이 7월부터 줄어 9월에는 20%대 수준까지 큰 폭 하락한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홍 부총리는 "본인·가족의 실거주 계획이 있는 거래 비중은 늘었다는 점에서 실거주 목적이 아닌 갭투자가 더욱 제한되는 양상"이라고 강조했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