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韓 1014개 기업 주식 보유… "정부 입김 작용 우려"
국민연금, 韓 1014개 기업 주식 보유… "정부 입김 작용 우려"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10.14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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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 지분 평가액 총 138.9조원… 독립성 못 갖춰 정부 압박 우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 책임 원칙)' 강화 이후 기업에 대한 영향력이 막대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국민연금은 한국 기업 1014개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평가액은 무려 138조9434억원에 달한다.

국민연금은 이 가운데 99개 기업에 10% 이상 지분율을 보유했고, 평가액은 89조9559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현재 대한민국 시총 100대 기업 모든 곳의 주주다. 이 중 최대주주(1대주주)인 곳은 7개 기업이다.

시총 100대 기업 중 10% 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곳은 31개 기업이다.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연금기금(776.6조원)의 18.1%(140.98조원)에 이르고,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1830.8조원)의 7.7%에 해당했다. 

김 의원은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고, 주주권 행사도 강화하는 추세인 만큼 국민연금 지배구조에 대한 객관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해외 주요 공적연기금은 의결권 행사를 외부 전문기관에 위임하거나, 지배구조의 독립성을 갖춘 이후 주주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민연금 기금운영위위원 20명 중 6명은 정부 측 인사로 대부분이 차관직을 수행해 정부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게 김 의원 측 설명이다. 특히 감사원은 국민연금공단이 앞으로 임원 선임 관련 의결권 행사 시 내부 판단기준에 따라 일관성 있게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주의를 준 바 있다.

김 의원은 "국민연금의 국내 대기업 보유지분율이 높기 때문에 기업이 주요 경영사항을 의결할 때 국민연금의 눈치를 보게 된다"며 "국민연금은 의결권 행사 과정에서 정부 기조에 대한 눈치를 보게 되면서, 과거 관치경제 시대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는 이날 국민연금공단과 통계청, 환경분쟁조정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이어간다.

이날 국감 최대 관심은 국민연금공단을 대상으로 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로 꼽힌다.

야당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정부의 단일안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말 4대 개혁안을 내놓으면서 국회에서 결정해 달라며 국민연금 개혁의 공을 국회로 돌렸다.

이를 두고 야당은 연금의 지속성을 가지고 갈 책임이 있는 정부가 이를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복지위 국감에선 야당의 공세와 이를 막는 여당의 공방전이 나타날 공산이 크다.

이와 함께 스튜어디십코드 도입에 따라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의지를 표명한 것과 관련해 감사원 지적과 관련 질의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