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마트에서 생긴 일
[e-런저런] 마트에서 생긴 일
  • 신아일보
  • 승인 2020.10.1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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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형 마트에서 봉지를 두고 실랑이가 벌어졌다. 상황은 이러하다. 50대로 보이는 남성 A씨는 소주 2병을 사서 계산대에 올려놨다.

계산원은 바코드스캐너로 소주 2병의 값을 매긴 뒤 A씨의 카드를 받아 결제했다. 계산을 마친 A씨는 소주 2병을 담을 봉지를 달라고 했고 계산원은 봉지는 구매를 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A씨는 “봉지를 사야 하냐. 얼마냐”며 다소 욱한 모습을 보였고 계산원은 “50원”이라고 말했다. 그때 A씨는 맞은편 계산대 밑에 검은 봉지가 매달려 있는 보게 됐다.

그는 그것을 가리키며 “저거 그냥 주면 되지 않냐”고 재촉했고, 계산원은 “그건 판매용이 아니다. 줄 수 없다”며 재차 달랬다.

빈정이 상한 A씨는 “왜 안되냐”며 두 차례 정도 더 닦달을 했다. 그럼에도 계산원의 계속된 거절에 급기야 “에이 씨”하며 카드를 던지며 환불을 요구했다.

한 대형 마트 내에서도 계산대 앞에서 큰소리가 났다. 마트 내 빵집에 들른 C씨는 몇 개의 빵을 산 뒤 계산을 하려 줄을 섰다.

손님이 많았던 탓에 줄은 어느 순간 양쪽으로 만들어졌고 C씨는 그 찰나 자신보다 뒤에 왔던 D씨가 먼저 계산대로 가 계산하는 모습을 보게 됐다. 계산원도 정신없어서 C씨보다 D씨의 물건을 더 빨리 받아 계산 처리를 했다.

화가 난 C씨는 D씨와 계산원에게 “내가 먼저 왔는데 왜 D씨가 더 빨리 계산하냐”며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자 D씨는 “계산원이 물건을 빨리 달라고 해서 준 것뿐이다. 왜 나한테 그러냐”며 맞받아쳤다.

그 가운데 계산원은 “제 잘못이다”며 양쪽에 사과했다. C씨와 D씨의 언성은 높아졌고 그것은 매장 내 매니저가 달려와 중재를 한 뒤에야 멈추게 됐다.

이 같은 맥락의 사례들은 비단 마트뿐 아니라 어디서든 벌어질 수 있다. 그 주인공이 내가 될 수도 있다. 사람이 어떤 형태로든 간에 말을 하고 행동하는 데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그럴 만하다고 생각되더라도 공격적인 행태는 좋지 않아 보인다.

이런 생각을 해본다. A씨가 계산원의 말을 수긍하고, D씨가 C씨에게 미안함을 조금이라도 표했다면 상황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마트에서 생긴 일,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신아일보] 이인아 스마트미디어부 기자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