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장들 만난 김종인 "원인 제공자가 문제 풀 생각 안 해"
대학병원장들 만난 김종인 "원인 제공자가 문제 풀 생각 안 해"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10.13 16: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건부 장관 해봐서 아는데… 정부, 의료수급 어떻게 될지 알아야"
주요 대학병원장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예방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훈 고려대의료원장, 윤동섭 연세대의료원장, 김연수 서울대병원장, 김영모 인하대의료원장, 김 비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주요 대학병원장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예방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훈 고려대의료원장, 윤동섭 연세대의료원장, 김연수 서울대병원장, 김영모 인하대의료원장, 김 비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의대생의 의사 국가시험(국시) 재응시를 불허하는 정부 입장에 대해 "원인 제공자가 문제 풀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서울대병원장·인하대의료원장 등 대학병원장 4명과 만난 자리에서 "(재응시 기회를 안 줘도) 정부는 의료계에 문제가 없는 것처럼 말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불가한 데 왜 그런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저도 과거에 짧은 기간이지만 보건사회부 장관을 해봐서 의료계 실정을 파악하고 있다"며 "병원장들이 얘기 안 해도 일반상식으로 (재응시가 없다면) 의료 수급이 어떻게 되는지 판단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앞서 의료계는 의대생의 국시 재응시를 허용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바 있다. 김영훈 고려대 의료원장과 김연수 서울대병원장, 윤동섭 연세대 의료원장, 김영모 인하대 의료원장은 지난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우리 의대생이 국가고시 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깊이 송구하다"며 "의대생이 미래에 의사로서 환자 곁을 지킬 수 있도록 한 번 더 기회를 허락해달라"고 당부했다.

전현희 권익위원회 위원장은 "병원장의 첫 대국민 사과 등 뜻깊은 행보가 당면한 의사국시 문제를 해결하고 국민건강 증진에도 기여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지만,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아직까지 기본적으로 (재응시에 대한) 정부 입장은 달라진 것이 없다"며 재응시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김영모 인하대의료원장은 이번 김 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에 2700명의 의사가 나오지 않으면 의료 시스템에 커다란 문제가 생긴다"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찾아 뵐 건데 그때 많은 도움을 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자리에 배석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기윤 국민의힘 간사는 "이 사태를 국민이 소상히 알고 있지 못하는 만큼 재응시 이해당사자가 누구고 왜 필요한지 등을 잘 설명해야 한다"며 "정부도 응시생도 문제가 있는 만큼 터놓고 얘기하면 풀 수 있다. 정부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정부와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

김원이 원내부대표는 이날 당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국시 재응시 문제는 국가 신뢰의 문제"라며 "국가가 정한 기본 원칙과 약속은 굳건히 지켜져야 한다"고 전했다. 의대생에게 국시 재응시 기회를 달라는 요구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김 원내부대표는 "최근 한 언론에서 '여당이 국시 재응시 문제에 대해 여론조사를 하고 있다'는 기사를 내보냈는데, 민주당은 즉각 그런 사실이 없다"며 "이것이 민주당 복지위 전원의 일관된 생각"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