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란은행, 마이너스 금리 실현 가능성 타진
영란은행, 마이너스 금리 실현 가능성 타진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0.10.1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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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우즈 부총재 영국은행들에 준비 상태 질의
BoE 홈페이지 메인화면. (자료=BoE)
BoE 홈페이지 메인화면. (자료=BoE)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마이너스 금리 도입의 실현 가능성과 정책의 장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12일(이하 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영란은행은 최근 영국의 일반은행들에 마이너스 금리(subzero interest rates)에 대한 준비 상황을 질의하는 서한을 보냈다.

은행장들에 보낸 서한에서 BoE는 "특히 기술적인 관점에서 마이너스 금리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은행들의 준비 상태에 대한 정보를 찾고 있다"고 썼다. 다만, 이번 질의가 영국에 마이너스 금리가 도입된다는 뜻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는 정책금리 변경이 영향을 미치는 은행 사업부, 변화 수용을 위해 시스템 변경에 걸리는 시간, 이자율 변화 등을 물었다.

WSJ에 따르면, BoE 관계자들은 장기간 마이너스 금리가 영국에는 전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러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경기 회복 문제에 직면하면서 입장을 완화하고 있다.

WSJ는 영국의 마이너스 금리 전환이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은행과 정부를 새로운 정책 영역으로 밀어넣고 있다고 묘사했다. 실제로 영국 상업은행의 올해 주가는 매우 부진하다. 

이날 기준 영국 상업은행의 1년 주가 하락률을 보면 낫웨스트(NatWest) -47.96%, 바클레이즈(Barclays) -33.15%, 로이즈 뱅킹 그룹(Lloyds Banking Group) -50.17% 등이다.

마이너스 금리 이론은 실효성에 대한 논쟁이 여전히 지속 중인 사안이다. 예금에 일정 부분 수수료를 부과해 차입과 자산가격 상승 등 인센티브를 기대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금융시스템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과거 금융위기에 대응해 덴마크 중앙은행이 2012년 정책 금리를 마이너스로 책정했다. 2014년 유럽 중앙은행도 마이너스 금리 대열에 합류했다.

그러나 지난해 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팀 연구에 따르면, 스웨덴의 마이너스 정책금리는 은행 수익을 악화시켜 은행들이 오히려 대출을 줄이도록 유도하는 등 부작용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제프리스의 조셉 디커슨 은행 애널리스트는 이날 월스트리트와의 인터뷰에서 "마이너스 금리는 소비자와 기업에 디플레이션 신호를 보내 영국 은행에 긍정적이지 않다"며 "은행 순이자마진을 악화하고, 은행주에 부정적인 투자 의견을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swift20@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