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백악관서 무더기 트윗…지지자들 여전히 ‘노 마스크’
트럼프 백악관서 무더기 트윗…지지자들 여전히 ‘노 마스크’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10.0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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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경합주 펜실베이니아 트럼프 지지자들 “그를 믿는다”
트럼프, 밤 8∼10시 무려 40건 트윗… 숙적 저격 등 총망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 후 백악관으로 이동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밤 시간 폭풍 트윗으로 존재감을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흘간의 치료를 마치고 병원에서 퇴원한 이튿날인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 격리되며 외부행사는 일절 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동부시간으로 이날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올린 트윗은 무려 40건에 달했다고 연합뉴스가 7일 블룸버그 통신·뉴욕타임스(NYT)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동에도 그를 염원하는 지지자들의 목소리 또한 여전히 거세다.

NYT는 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펜실베니아 지지자들의 상황을 보도하면서 상당수의 지지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판정에도 여전히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내외를 포함한 백악관 참모들이 잇따라 코로나19에 감염되는 현실에서도 지지자들은 대통령이 자국민 보호에 무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지자들은 마스크조차 착용하지 않은 채 “코로나19는 독감에 불과하다”며 “우리 모두 언젠가 죽는다. 내가 코로나19에 걸려서 죽는다면 멋진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지자들의 이 같은 기세에 트럼프 대통령 또한 당당한 모습을 잃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탄핵까지 몰고갔던 러시아 스캔들에 대해 “완전한 사기극이며, 관련 자료는 모두 기밀에서 해제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이슈로 떠올랐던 대법관 지명자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의 의회 인준에 대해 “매우 수월하고 신속하게 이뤄질 것”이라며 첫 대선 토론 진행자인 폭스뉴스 앵커 크리스 월리스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미친 사람”이라고 비난하고 다가오는 11월 대선은 “부정선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식품의약안전국(FDA)이 안전기준을 강화해 코로나 백신이 대통령 선거 전에 승인되기 어려워지도록 한 것은 자신을 향한 “정치적 암살”이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지난 대선 때 상대당 대통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에 대해서는 개인 이메일 사용에 대한 수사기밀을 공개하겠다는 트윗도 남겼다.

트윗 폭풍, 무더기 트윗에 가까운 40건의 트윗을 작성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면에는 재선에 대한 불안감을 내포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서 회복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지지율은 떨어지고 있다. 자기 위상(재선)에 대한 근심이 폭풍 트윗으로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CNBC·서베이USA·CNN 등) 모두 두 자릿수 차로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뒤졌다.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등 경합주조차도 바이든 후보가 기존 격차를 유지하거나 더 확대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그러나 트럼프 지지자들 또한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진자 및 사망자 통계를 내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잘못된 정보를 흘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CDC 통계자료에 대한 의심은 지난 8월 트럼프 대통령이 극우로 알려진 큐어넌(QAnon) 추종자의 트윗을 리트윗하면서 촉발됐다. 코로나19 사망자들은 당뇨·심장질환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던 환자일 뿐이지 코로나19로 사망한 것이 아니라는 내용이었다. 큐어넌은 미국에서 시작된 극우 음모론 집단이다.

이후 트위터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된 거짓 정보를 유포했다며 해당 트윗을 삭제했지만 트럼프 지지자들은 CDC 통계를 믿을 수 없다며 거부하기 시작했다.

지지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면 내뱉은 이산화탄소들을 다시 들이마셔 건강이 더 나빠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펜실베니아의 많은 유권자들이 경제적으로 힘들어지면서 코로나 방역보다 경제정책에 중점을 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모든 말을 믿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응원하는 한 열성 지지자는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을 트럼프가 나서서 대신해준다는 기분을 느낀다”고 말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