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 가속화…작년 부동산 강제 경매 15년 만에 최대 폭↑
경기 불황 가속화…작년 부동산 강제 경매 15년 만에 최대 폭↑
  • 이지은 기자
  • 승인 2020.10.0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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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던 감소세 증가로 돌아서
생활·사업자금 대출 수요 확대 이은 채무 불이행 영향
서울시 안암 전경. (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 안암동 주택가 전경. (사진=신아일보DB)

지난해 경기 불황이 심화하면서 부동산 강제 경매 건수가 15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정점을 찍고 감소세를 지속하던 강제 경매 건수는 작년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생활자금과 사업자금 대출 수요 확대가 경기 불황에 따라 채무 불이행으로 이어지면서 부동산 경매 시장에 매물이 쏟아져 나온 것으로 분석했다.

6일 법원이 발간한 '2020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작년 법원에 접수된 부동산 강제 경매는 3만5753건으로 전년(3만602건)보다 5151건(16.8%) 늘었다. 이는 지난 2004년에 전년 대비 8127건(24.3%) 늘어난 이후 15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부동산 강제 경매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제가 침체했던 2008년 4만4872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한 감소세를 유지해왔다. 2012년과 2015년에 일시적으로 늘기도 했지만, 당시에도 증가 폭은 각각 3.6%와 1.5%로 소폭에 그쳤다.

지난해 부동산 강제 경매가 큰 폭으로 늘면서 전체 건수도 2013년 3만6888건을 기록한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부동산 임의 경매도 큰 폭으로 늘었다. 강제 경매는 채권자가 확정판결에 근거해 경매를 요구하는 제도다. 반면 임의 경매는 담보권에 근거해 우선변제를 받는 것으로 확정판결 없이 신청 가능하다.

부동산 임의 경매는 지난해 4만5655건으로 전년 3만8199건보다 7456건 늘어나 강제 경매와 마찬가지로 15년 만에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매 급증은 계속되는 경기 불황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위축된 결과로 해석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부동산 임의경매 및 강제경매가 증가한 원인으로 경기 불황 및 변수 상황을 고려하게 된다"며 "이로 인한 타격이 크기 때문에 생활자금이나 사업자금을 부동산을 통해서 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나타나 채무 불이행과 경매에 이른 결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경기 전반의 침체나 과도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한 채무 불이행 등이 증가한 것"이라며 "빚을 못 갚는다는 것은 저금리 상황에서도 못 갚을 확률이 높고, 무리한 대출을 통해 주택이나 부동산을 구매했거나 아니면 경기상황이 나빠지면서 빚을 갚지 못해 담보물을 경매처리 해야 하는 건수가 늘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ezi@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