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자충수
[e-런저런] 자충수
  • 신아일보
  • 승인 2020.10.0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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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하면서 이를 정치적 도구로 활용해왔다. 그는 코로나19를 흔한 감기쯤으로 치부했다.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고 대선 경쟁자인 바이든 후보의 마스크를 조롱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이미 백악관은 코로나19로 물들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대선 행보를 함께했던 최측근들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백악관 집단감염의 시발점으로 지목되고 있는 연방대법관 후보자 지명식에 참석했던 트럼프 대통령과 최측근들은 당시 아무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주치의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으로 입원 당시 산소호흡기를 써야 할 정도로 우려스러운 상태였으나 현재는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측근들은 그의 건강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입원 중인 월터리드 군 병원 앞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자신의 건재한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차량을 탄 채로 병원을 빠져나오는 돌출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미국 언론들과 감염병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행태를 즉각 비난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자의 격리 준수사항을 어긴 데다 차량에 동승한 경호원들까지 감염 위험에 빠뜨렸다는 것이다. 혹자는 ‘미친 짓’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코로나19 감염을 전후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자충수’로 작용하지는 않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성원 스마트미디어부 차장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