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쇄신 본체 대화합” 사퇴 거부
박희태 “쇄신 본체 대화합” 사퇴 거부
  • 장덕중기자
  • 승인 2009.06.0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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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공성진, 조기 전당대회 거듭 요구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8일 당 쇄신위의 쇄신안에 대해 "화합이 아닌 쇄신을 해봐야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없다"며 사실상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회의에 들어가기 전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언급한 뒤 "쇄신의 본체야 말로 대화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쇄신위 등 당내 소장파들이 요구해온 지도부 사퇴를 거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쇄신위와 지도부 사퇴 이후 조기전당대회를 요구해오던 당내 쇄신파들과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해져 쇄신안을 놓고 격돌이 예상된다.

박 대표는 조기전당대회론에 대해 "내가 반대하는 것은 반쪽짜리 전당대회"라며 "지금 우리가 쇄신을 이야기하면서 화합의 전당대회가 아니고 반쪽난 전당대회를 국민에게 내 놓고 우리가 쇄신했다고 말할 수 있나"고 비판했다.

사실상 지도부의 총사퇴로 조기전당대회를 치르더라도 박근혜 전 대표의 출마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당 화합을 위한 전대가 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친박계 의원들은 지도부 사퇴 요구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으로 쇄신위 내부에서도 줄곧 반대해왔다.

이에 따라 박 대표는 사퇴요구 수용보다는 정면 돌파하겠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번 우리가 재보선에서 패배한 이후로 당의 분열 때문에 화합 없이는 이제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며 "전당대회도 다를 수 없고, 앞으로 재보선도 (내년) 지자체 선거도 승리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난 전당대회에서 당선될 때 내걸은 게 바로 당내 화합을 이루는 기수가 되겠다고 하고 지지를 받았다"며 "그동안 나름대로 노력했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화합을 위해 제 직을 걸고 신명을 바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그렇게 긴 세월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밝혀 조기전당대회를 치를 수 있는 기반과 여건이 조성될 경우 임기전에 대표직을 던질 가능성도 내비쳤다.

한편 '민본21' 등 당내 소장 쇄신파 의원들은 박 대표의 이같은 입장 표명에 대해 진의를 파악한 후 집단행동 등 향후 대응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박희태 대표가 지도부 사퇴 요구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힌 가운데 정몽준, 공성진 최고위원이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거듭 요구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당'이 아닌 '반당 대회'가 되면 어쩌나 하는 우려도 있지만 무엇보다 한나라당이 새롭게 바뀌기를 바라는 국민과 당원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현재 한나라당에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면 특정 개인이나 지도부 전체가 '잘 했다, 못했다' 하는 차원을 뛰어넘은 것이고 한나라당이 새로워졌으면 하는 바람일 것"이라며 "현실이 어려워도 바뀌려고 한다는 모습은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 최고위원도 ""최고위는 각 계파를 대리할 수 있는 분들로 구성됐다고 솔직히 시인한다"며 "꿈과 희망의 축제 속에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