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르면 내일 퇴원…의료진 “저산소증 있었다” 뒤늦게 시인
트럼프 이르면 내일 퇴원…의료진 “저산소증 있었다” 뒤늦게 시인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10.05 15: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일 오전 고열 증상, 산소 포화도 일시적으로 94% 밑돌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입원한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3일(현지시간) 숀 콘리(중앙) 대통령 주치의와 의료진이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입원한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3일(현지시간) 숀 콘리(중앙) 대통령 주치의와 의료진이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충격을 안긴 가운데 현재는 안정적인 상태에 있으며 이르면 5일(현지시간) 퇴원할 것이라고 주치의 등 의료진이 밝혔다.

의료진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입원 중인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브리핑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가 호전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5일 CNN방송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브라이언 가리발디 박사(대통령 의료팀)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처럼 상태가 계속 좋아진다면 이르면 내일 백악관에 돌아가서 치료를 계속 받을 수 있도록 퇴원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확진 판정 이후 두 차례 혈중 산소 포화도가 떨어지는 일이 발생했다”고 뒤늦게 시인하면서도 “대통령은 지난 2일 이후 발열도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 2일 오전 한때 트럼프 대통령은 고열이 나고 산소 포화도가 94% 밑으로 떨어져 의료진을 긴장시켰다. 산소포화도는 정상적인 일반인은 95~100% 값을 지닌다. 90% 이하로 떨어질 경우 저산소혈증 진단을 내린다.

당시 의료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산소 보충이 필요 없는 상태”라고 전했지만 당시 약 2ℓ의 산소공급을 한 후 포화도가 95% 이상으로 회복됐었다고 뒤늦게 시인했다. 

의료진은 또 지난 3일 아침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산소 포화도가 떨어져 스테로이드제인 ‘덱사메타손’(산소가 떨어질 때 사용하는 기본 치료제)을 복용했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2일에 이어 3일에도 산소 보충을 받았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는 “해당 간호사에게 물어봐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치의인 콘리는 대통령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대통령의 상태는 경미한 증세만 있다”고 공지했지만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2일 고열을 동반한 산소호흡기 착용까지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이날 열린 브리핑은 백악관 비서실장(마크 메도스)의 “트럼프 대통령이 2일 오전 열이 심하고 산소 농도가 급격히 떨어졌다”는 설명과 의료진의 설명이 배치되며 혼선을 빚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자 당시 상황을 설명해 진화에 나서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전날 주치의는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사실이 알려진 지 36시간 정도 지난 시점에 “대통령이 진단을 받은 지 72시간이 경과됐다”고 언급해 논란이 커지자 이후 “말을 잘못한 것”이라고 수습하기도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산소보충을 받은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 이날 주치의는 “병의 경과와 관련해 의료팀 및 대통령이 가졌던 ‘낙관적 태도’를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의료진들은 병의 경과를 다른 방향으로 이끌지도 모를 어떤 정보도 주고 싶지 않았던 것”이라며 “그 같은 과정에서 뭔가를 숨기려 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 만들어졌지만 이것은 진실이 아니며 정확한 사실은 대통령은 현재 매우 잘 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메도스 실장(대통령 비서실장)과 긴밀히 협력 중”이라면서도 메도스 실장의 발언(고열 및 산소호흡기 착용 등)이 곡해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치의는 메도스 실장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에게 일시적인 고열 및 산소포화도 하락이 있어 대통령을 군병원으로 신속히 이동하도록 조치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주치의는 그러나 X-레이나 컴퓨터 단층촬영(CT)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폐에 코로나19 후유증인 폐 손상이 있는지, 대통령이 현재 음압 병실에 있는지 등의 질문에는 일체 응답하지 않았다.

한편, 코로나19)에 확진된 트럼프대통령이 이르면 5일(현지 시간) 퇴원할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미 감염병 전문가들은 조기 퇴원은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