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서 연어 기르고, 즉석밥 국산화…식품업계 R&D 전력투구
땅에서 연어 기르고, 즉석밥 국산화…식품업계 R&D 전력투구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10.0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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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 육상연어단지 짓고, CJ 10월 햇반 전 제품 국산 미강추출물 적용
오뚜기 새 중앙연구소 완공 간편식 투자, 매일유업 고령친화기술 개발
동원산업이 올해부터 10년간 2000억원을 투입해 강원도 양양에 조성하는 ‘스마트 육상 연어 양식단지’ 조감도. (제공=동원그룹)
동원산업이 올해부터 10년간 2000억원을 투입해 강원도 양양에 조성하는 ‘스마트 육상 연어 양식단지’ 조감도. (제공=동원그룹)

식품업계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R&D(연구개발) 투자에 공을 들이며 뉴 노멀(New Normal, 새로운 기준)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과 동원, 오뚜기, 매일유업 등 대형 식품기업들의 R&D 사업은 활기를 띠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기업활동이 위축되는 등 산업계 경영환경 전반이 악화된 가운데, 식품업계는 R&D 투자를 지속하며 경쟁력 제고에 힘쓰고 있다. 

동원산업은 최근 강원도 양양군에 ‘스마트 육상 연어 양식단지’ 조성에 나섰다. 규모는 3만5000여평으로, 연내 착공이 목표다. 올해부터 10년간 단계적으로 2000억원을 투자하는 대규모 R&D 사업이다. 지속가능한 수산자원 확보를 위해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패러다임을 바꿔 수산업 강자로서의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육상 연어 양식단지를 ‘해수 순환’ 기술과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바탕으로 한 스마트 공법이 적용되는 최첨단 시설로 건설한다. 해수 순환 기술은 오염된 양식장 해수를 주기적으로 전면 교체하는 기존의 양식방법과 달리, 35%의 해수만 교체하고 나머지는 재사용한다. 

수온과 영양상태 등 양식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시설을 실시간 제어할 수 있도록 양식단지 전체에 IoT(사물인터넷)와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도 도입한다. 

동원산업은 육상 연어 양식단지를 통해 연간 2만톤(t)의 연어 생산과 2000억원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이번 조성은 경공업 수준에 머무른 국내 양식업을 중공업 수준의 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며 “생산된 연어는 인접한 양양공항을 통해 내수는 물론 해외에도 수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0월부터 생산되는 전 물량에 100% 국산 미강추출물이 적용되는 CJ제일제당의 즉석밥 ‘햇반’ 제품들 (제공=CJ제일제당)
10월부터 생산되는 전 물량에 100% 국산 미강추출물이 적용되는 CJ제일제당의 즉석밥 ‘햇반’ 제품들 (제공=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이달부터 즉석밥 1위 브랜드 ‘햇반’ 전 제품에 국산 미강추출물을 적용·생산한다. 미강추출물은 쌀겨에서 뽑아낸 식품원료로, 밥의 맛과 향을 유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햇반에 들어간 미강추출물은 0.1% 수준이지만, 갓 지은 밥을 강조할 수 있는 핵심 원료다. 

CJ제일제당은 최근까지 일본에서 미강추출물을 수입해왔다. 그간 미강추출물 국산화를 위한 R&D 연구를 진행했고,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을 계기로 100% 국산화에 속도를 냈다. 이후 올 초 햇반 생산물량 20%에 국산 미강추출물을 도입한데 이어, 이달부터는 모든 물량까지 확대해 햇반의 100% 국산화를 실현하게 됐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테스트 적용을 순차 진행했다”며 “10월부터 생산된 햇반 모든 물량은 100% 국산 미강추출물이 도입된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기존의 안양 중앙연구소를 새롭게 증축해 최근 공사를 마치고, 운영에 돌입했다. 400억원 이상 재원이 투입돼 연구소 면적은 이전보다 4배 더 커졌다. 

당초 기념식 등 행사를 준비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열지 않았다. 오뚜기는 새 중앙연구소를 발판 삼아 코로나19 이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가정간편식(HMR) 분야 중심으로 신제품 개발 등 R&D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매일유업은 아주대학교와 협약을 맺고 고령층의 주요 질환으로 꼽히는 ‘근감소증(사코페니아)’ 예방을 위한 식품 개발에 나섰고, 롯데제과는 롯데중앙연구소와 손잡고 선수들의 근력강화와 집중력 향상, 스트레스 감소 등 운동능력을 높이는 맞춤형 껌을 제작했다. 

대상은 글로벌 식품·소재사업 육성 차원에서 1022억원을 투자해 2022년까지 마곡산업단지에 R&D센터를 조성한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