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 대기업 R&D 성과 저조…중소·중견보다 성공률 낮아
정부 지원 대기업 R&D 성과 저조…중소·중견보다 성공률 낮아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9.3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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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민 의원 산업부 자료 공개…2016~2018 사업화 성공률 34%
중소 54%, 중견 49%, 연구소 38% 등 모두 대기업보다 높아
"혈세낭비 비판 면하도록 기획 단계부터 정확한 수요 반영해야"
어느 업체의 R&D 현장. (사진은 위 기사와 무관합니다. 출처=테라젠바이오)
어느 업체의 R&D 현장. (사진은 위 기사와 무관합니다. 출처=테라젠바이오)

정부 지원의 대기업의 R&D(연구개발) 과제의 70%가량은 실제 사업화로 이어지지 않아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규민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성)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최근 3년간 대기업이 수행한 산업부 R&D 과제 사업화 성공률은 34.6%에 그쳤다. 

사업화 성공률은 개발한 기술을 활용해 매출액과 비용 절감, 제3자 기술이전 등이 발생했는지를 평가한 것이다. 

특히, 대기업의 사업화 성공률은 산업부 소관 R&D 과제를 수행한 여러 주관기관 중 최저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관기관별 R&D 사업화 성공률은 중소기업이 54.3%로 가장 높고, 중견기업 49.4%, 대학 47.1%, 연구소 38.6%로 모두 대기업보다 높았다.

가장 최근 통계인 2018년 대기업의 R&D 사업화 성공률은 28.1%에 불과해 중견기업 54.2%나 중소기업 59.7%보다 낮았고 전체 평균치인 53.2%에도 크게 못 미쳤다.

그럼에도 사업화 가능성 평가에서는 대기업이 높은 등급을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산업부의 ‘R&D 과제 최종평가’ 내용에서 2018년 기준(2017∼2018년 종료된 과제) 대기업이 수행하는 R&D 과제의 90.0%는 ‘보통’ 등급을 받았다. 보통 이상이 돼야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일반적으로 대기업 R&D 과제는 ‘고위험·고수익’ 성향을 띠는 경우가 많아 사업화 성공은 중견·중소기업보다 어려운 측면은 있다. 하지만 사업화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고도, 실제 생산과 매출로 이어지는 성과가 저조한 것은 R&D 과제 수행의 비효율성이 심각하다는 게 이규민 의원의 지적이다.

이 의원은 “산업부는 막대한 혈세가 낭비됐다는 비판을 면하도록, 기획 단계에서 정확한 시장수요 등을 반영해 대기업 R&D의 사업화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