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사까지 수법도 다양…'성진국' 전락한 대한민국
교사·의사까지 수법도 다양…'성진국' 전락한 대한민국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9.30 10: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교폭력 줄었지만 청소년 성폭력 3년새 80% 급증
선생도 성범죄자 전락… 공무원은 처벌도 지지부진
의사 성범죄 기승… 해외봉사도 황제투어로 망각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 안희정 전 충청남도지사 등 고위공직자의 성범죄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우리사회 곳곳에서도 성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부터 교사, 의사까지 각 계층에서 벌이는 성범죄의 경우, 수법도 다양했다. 또, 최근 3년간 학교 폭력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학교 성폭력은 이 기간 동안 80%나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 폭력 줄고 성폭력 늘어… 3년간 80% 폭증

30일 경찰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학교 폭력으로 검거된 인원은 2017년 1만4000명에서 지난해 1만3584명으로 약 3% 줄었다.

학교 폭력 유형은 성폭력과 폭행·상해, 금품갈취, 기타 등 네 가지로 분류한다. 학교 폭력 사범은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재학생과 '학교 밖 청소년'으로 나눈다.

학교 폭력은 줄고 있지만, 강간·강제추행과 불법촬영 등 성폭력으로 검거된 청소년은 같은 기간 1695명에서 3060명으로 80.5% 폭증했다.

지난 3년간 전체 학교 폭력 사범 4만951명을 소속별로 보면 △학교 밖 청소년 1만5196명 △고등학생 1만2718명 △중학생 1만1231명 △초등학생 1806명 순이다.

지역별로는 경기 남부가 822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 7006명, 인천 2870명, 부산 2794명 등으로 산출됐다.

(자료=김영배 의원실)
(자료=김영배 의원실)

◇스승도 성범죄자 전락… 제자보다 더해 124% 증가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전국 교육청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성범죄 교원 수는 124% 급증했다. 하지만 성범죄 교원에 대한 중징계 비율은 42.3%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성범죄가 적발돼 징계를 받은 교원은 총 672명이다. 특히 2015년 78명에서 지난해 184명으로 대폭 늘었다.

교육청별로는 서울교육청이 158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교육청 108명, 광주교육청 48명, 대구·부산교육청이 각 40명으로 뒤를 이었다.

성범죄 교원 증가율은 광주교육청이 3명에서 10명으로 10배 늘었다.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어 충남교육청이 1명에서 7명으로 7배 늘었다. 경북교육청은 2명에서 13명으로 6.5배 증가했다.

하지만 2015년에 적발된 교원 78명 중 58명이 중징계를 받았지만, 지난해에는 184명 중 79명만 중징계를 받았다. 처벌 수가 74.4%에서 42.9%로 줄었다. 중징계 비율 역시 42.3% 급감했다.

특히 최근 5년간 중징계 비율 감소는 전북교육청이 83.3% 급감,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충남교육청은 71.4%, 전남교육청 67.3%, 대전교육청 66.7%로 이어졌다.

성범죄 교원에 대한 중징계 비율은 대구교육청이 35%로 가장 낮았다. 이어 대전교육청의 경우 38.9%, 강원교육청 39.1%, 광주교육청 43.8% 등이다.

성범죄 교원의 수는 크게 증가했지만, 성범죄 교원에 대한 중징계 비율은 급감하고 있어 교육청에 대한 '제식구 감싸기' 지적이 나온다.

정 의원은 "자라는 청소년의 교육과 생활지도에 모범이 돼야 할 교직원의 성범죄 비위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어 국민적 공분이 들끓고 있다"며 "교육부와 교육청이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 것은 본연의 의무와 국민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자료=정청래 의원실)
(자료=정청래 의원실)

◇문화재청 공무원, 13세 성매매 후 1계급 강등

교원뿐 아니라 품위 있어야 할 문화재청에서도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13세 아동 성매매 공무원은 1계급 강등 처벌에 그치면서 교육계와 마찬가지로 소속 직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도마에 올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병훈 민주당 의원이 문화재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문화재청 징계위원회가 징계한 공무원은 44명이다.

징계 사유로는 △난폭운전 2명 △음주운전 6명 △교통사고특례법 위반 5명 △성매매 2명 △준강간 1명 △성희롱 6명 △절도 2명 △폭력 3명 등이다.

문화재청은 처벌에 미온적이었다. 중징계인 파면·해임·강등은 3명, 정직은 2명에 그쳤다. 나머지는 불문(경고) 13명, 감봉 15명, 견책 11명으로 경징계 처리로 끝냈다. 특히 13세 아동 성매매 공무원에 대한 징계는 1계급 강등에 그쳐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5년간 검찰청·경찰청 등에서 통보 받은 문화재청 공무원의 범죄사실통보 건수 역시 69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35건은 징계없이 내부에서 종결됐다.

이 의원은 "문화재청은 문화 유산과 문화재를 다루는 부처로, 어느 조직보다 직원과 조직 문화에 품위가 있어야 하는 곳"이라면서도 "성범죄와 절도, 폭력 등의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고 솜방망이 처벌도 반복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비위 사건 처리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의사 성범죄도 기승… 방역 의료진까지 욕보여

김원이 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의사가 저지른 성범죄는 총 686건이었다. 특히 2015년 114건이던 의사 성범죄는 매년 꾸준히 늘어 2018년엔 163건 발생했다. 지난해에도 147건의 의사 성범죄가 있었다. 

성범죄 유형으로는 강간이나 강제 추행이 613건으로 전체의 89.4%를 차지했다. 불법촬영도 62건으로 전체 중 9.0%를 차지했다.

문제는 현행 의료법상 의사 등 의료인이 성폭행·불법촬영 같은 성범죄를 저질러도 의료 행위와 연관되지 않는다면 의사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과거에는 성범죄·강력범죄 등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의사 면허가 취소됐다.

하지만 2000년 의료법 개정 후 의료 행위와 연관되지 않는 법령을 위반한 경우에는 의사 면허에 영향을 줄 수 없게 됐다. 성범죄 의사의 범죄 이력 역시 공개되지 않는다.

김 의원은 "의사가 강력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면허를 유지하게 하는 현행법은 특정집단에 대한 과도한 특혜"라며 "범죄 의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이 이미 21대 국회에 제출돼 있는 만큼 국민의 상식 수준에 부합하도록 법 개정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자료=김원이 의원실)
(자료=김원이 의원실)

◇'해외봉사'가 '황제투어'? 

최근 5년간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해외봉사단원의 비위 사건은 총 314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성희롱·성추행 등 성비위 사건은 총 23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KOICA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2016년부터 올해 9월까지의 '해외봉사단원 복무 규정 위반 조치 현황'을 보면 △2016년 82건 △2017년 73건 △2018년 57건 △2018년 79건 △올해 9월까지 24건 등이다.

비위에 대한 제재 유형으로는 △주의 163건 △경고 111건 △자격박탈 40건이었다. 성비위만을 대상으로 한 제재조치는 △주의 2건 △경고 4건 △자격박탈 17건이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올 1월 외국인 여성을 숙소로 초대해 음주 후 해당 여성에게 신체적 접촉을 가한 봉사단원이 '자격박탈'의 징계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또 속옷 차림의 상반신을 TV 화면에 반사시켜 촬영한 사진을 발송해 성적 수치심을 유발시킨 봉사단원, 이슬람 국가에서 여성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신체접촉을 시도한 단원, 홈스테이(가정집거주) 주인에게 일방적 입맞춤을 시도해 성추행한 단원 등 매년 지속적으로 성비위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미경 이사장은 지난 2017년 12월 취임 덩사 "KOICA에서 성 비위가 발생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성 비위에 대해서는 무관용의 원칙으로 엄단할 것이다"라고 공언했지만, 일부 봉사단원의 성비위 사례는 꾸준하게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김 의원은 "이 이사장 취임 이후에도 코이카 봉사단원의 성 비위 행위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일부 봉사단원의 심각한 비위 행위가 전체 봉사단 명예와 국가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는 만큼 코이카는 성 비위 사건·사고 예방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료=김기현 의원실)
(자료=김기현 의원실)

◇열차 내 불법촬영 4년간 4배↑ 

허영 민주당 의원이 '철도특별사법경찰대'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고속·일반·광역철도 내 성범죄 건수는 2015년 413건에서 지난해 936건으로 2.2배 넘게 증가했다. 이 가운데 불법촬영범죄는 같은 기간 164건에서 700건으로 4.2배 폭증했다.

절도 범죄도 288건에서 364건으로 증가했다. 폭력 범죄의 경우 228건에서 하락세를 보이다 389건으로 대폭 늘었다. 올 8월 기준으로만 255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고속·일반·광역철도의 안전 최일선에 선 철도사법경찰대의 철도 경찰관 수는 479명에 불과하다. 철도 경찰관 한 사람이 하루 동안 담당하는 평균 인구는 7699명이다. 해당 인원의 담당 관할 구간은 평균 8.43km로, 국가경찰관 1인당 담당하는 평균 인구인 400~500명 선에 비하면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허 의원은 "철도 노선 확장과 철도의 교통 분담률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안전 관리 인력의 확충이 절실하다"며 "특히 코로나19 상황 속 마스크 미착용 문제와 맞물려 철도의 전반적인 안전 질서를 재정비해야 한다"강조했다.

(자료=허영 의원실)
(자료=허영 의원실)

◇불법촬영물, 해외서 유포하면 잡지도 못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디지털 성범죄물 심의 후 삭제 조치에 성공한 경우는 고작 0.2%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방통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방심위 디지털성범죄심의지원단에서 심의한 6만8172건 중 시정조치로 이어진 것은 6만7939건이다. 이 가운데 삭제 조치에 성공한 것은 국내에 서버가 소재한 148건에 그쳤다. 해외 서버에 위치한 6만7791건은 국내에서 접속을 차단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허 의원은 "국내에서 접속 차단 조치를 해도 해외 서버에는 여전히 해당 성범죄물이 유통되고 있기 때문에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국제화·지능화되고 있는 디지털 성범죄 대응에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서 볼 수 있듯 디지털 성범죄는 기술적으로 지능화되고 있고, 범죄 수법도 악랄해지고 있다"고 부각하기도 헀다.

반면 방심위는 "디지털 성범죄 정보 특성상 해외 서버 비중이 매우 높은 상황이나, 해외 사업자의 경우 국내법의 규제를 받지 않아 이들 간 협력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해명했다.

인력 부족도 문제다. 디지털 성범죄 신고접수·심의지원 인력은 12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디지털성범죄심의지원단 내 상시 심의 지원 체계는 총 3인 4개조로, 일일 2교대로 운영 중이다.

다만 디지털성범죄대응팀이 출범한 2018년 심의 건수는 1만7486건에서 지난해 2만5992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는 8월 기준으로 2만4694건에 육박한다. 지난해 전체 심의건수에 근접한 상황이다.

(자료=허은아 의원실)
(자료=허은아 의원실)

◇휴대폰 해킹… 동영상 유포 협박 '신종범죄' 떠올라

휴대폰 해킹과 동영상 유포 협박 등이 결합된 이른바 '몸캠피싱'이 4년 사이 18배 증가했다는 계산도 나왔다.

이탄희 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몸캠피싱은 1824건이다. 2015년 102건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17.8배 증가한 수치다.

반면 지난해 몸캠피싱 범죄 검거율은 26.2%로 3~4년 전에 비해 낮아졌고, 같은 해 몸캠피싱 피해 규모는 55억원으로 3년 새 6.3배 증가했다.

몸캠피싱은 스마트폰 랜덤채팅 애플리케이션인 즐톡·앙톡·랜덤채팅·네잎클로버·심톡·틱톡 등에 익명으로 가입해 미모의 여성을 사칭한다. 불특정 다수 남성에게 접근해 자신의 신체 특정 부위 사진을 보여주겠다는 등으로 기망하거나, 음란한 내용의 채팅을 유도해 피해자의 나체 사진을 전송 받는다. 이후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면서 금품 갈취하는 수법이다.

(자료=이탄희 의원실)
(자료=이탄희 의원실)

bigstar@shina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