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캅카스 ‘숙적’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이틀째 무력충돌…수백명 사상
남캅카스 ‘숙적’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이틀째 무력충돌…수백명 사상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9.29 09: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제르바이잔, 계엄령 및 부분 동원령
아르메니아 “터키가 시리아용병 투입”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양국의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27일(현지시간) 아르메니아계 분리주의자들과 아제르바이잔군이 충돌이 빚어지면서 아제르바이잔의 군용 차량들이 파괴되고 있는 동영상 캡쳐. (사진=아르메니아 국방부/연합뉴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양국의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27일(현지시간) 아르메니아계 분리주의자들과 아제르바이잔군이 충돌이 빚어지면서 아제르바이잔의 군용 차량들이 파괴되고 있는 동영상 캡쳐. (사진=아르메니아 국방부/연합뉴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교전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양측은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지난 27일(현지시간)부터 교전이 시작돼 군인은 물론 수많은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AFP통신 등을 인용해 2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르차흐 공화국(나고르노-카라바흐 통치)은 전날 27명이 사망해 총 58명이 아제르바이잔과의 교전으로 전사했다. 

현재 민간인 사망자는 아제르바이잔 7명, 아르메니아 2명 등 9명으로 군인과 민간인 희생자를 합하면 그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공식 사망자는 67명이다.

아제르바이잔은 사망자 수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반면 아르메니아는 아제르바이잔군 헬기 및  T-72 전차를 격파했다고 주장했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옛 소비에트 연방국이던 시절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다수인 아제르바이잔의 영토였다. 

그러나 소비에트 연방국이 붕괴하고 나고르노-카라바흐가 독립한 뒤 아르메니아와 통합하겠다고 선포했으나 아제르바이잔은 이를 거부했다. 이후 양측은 1992~1994년 무력 충돌을 겪었다.  

현재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국제법상으로는 아제르바이잔의 영토다. 다만 현실적으론 아르메니아가 지배 중인 분쟁지역으로 미승인국인 나고르노-카라바흐 공화국은 2017년 아르차흐로 명칭을 변경했다. 

전쟁이 시작되자 아르차흐는 즉시 계엄령을 선포하고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총동원령을 지시했다. 아제르바이잔 또한 전날 계엄령을 선포하고 이날 부분 동원령을 내렸다.

아르메니아 국방부 대변인 슈샨 스테파냔은 “격렬한 전투가 이어지고 있다”며 “전날 아제르바이잔이 차지한 일부 지역을 탈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제르바이잔이 중포를 사용해 나고르노-카라바흐를 공격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아르메니아 측 군인 200여명이 큰 부상을 입었다고 아르메니아 국방부 관계자가 발표했다. 

아제르바이잔 국방부는 포병 및 공군을 동원해 탈리시 마을 인근의 여러 전략적 요충지를 점령했고 아르메니아 군은 퇴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아르메니아군이 테르테르 지역의 민간인을 향해 포격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아르메니아 국방부는 “아제르바이잔과 같은 튀르크계 국가인 터키가 아제르바이잔을 돕기 위해 시리아 용병을 대거 전선에 투입했다”고 주장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러시아 주재 아르메니아 대사에 따르면 이날 터키가 시리아 북부에서 아제르바이잔으로 전투 요원 4천명을 이동시켰다”며 “이들은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전투에 참가하기 위해 이동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아제르바이잔은 터키의 시리아 용병 투입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실 관계자는 “시리아 무장 세력이 아제르바이잔에 배치됐다는 주장은 아르메니아의 또 다른 도발이며 완전히 허튼 소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는 “터키가 시리아 북부에서 최소 300명의 전투원을 아제르바이잔으로 이동시켰다”고 주장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 대표(라미 압델 라흐만)는 AFP통신에 “터키는 시리아 전투 요원에게 2000 달러의 임금을 제시했다”며 “아제르바이잔에서 국경 지역 보호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