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3분기 경기 더블딥 현실화 우려"
한경연 "3분기 경기 더블딥 현실화 우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9.28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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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외환위기 1998년 이후 BSI 22년 만에 최저 기록
3분기 투자, 전년比 8.9p 감소해 최근 10년 중 최대 낙폭
제조업 시작으로 경제 다시 침체…"유동성 지원 정책 시급"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기간산업 중심으로 경기 더블딥(재침체)이 우려된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국내 기업의 올해 3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는 내수, 수출, 투자 등 모든 부문에서 2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BSI는 기업의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판단과 앞으로 전망을 조사한 지표다. 일반적으로 지수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좋고 100 미만이면 경기가 안 좋다고 판단한다.

28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발표한 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국내 기업의 경기지수는 내수(84.9), 수출(87.7), 투자(85.7) 등 전 부문에서 IMF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1998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특히, 3분기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8.9포인트(p) 감소해 최근 10년 중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비제조이 86.2로 전월 대비 2.9p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제조업 전망은 전월 대비 0.2p 하락한 83.4를 기록했다.

자동차(61.1), 기계(85.7), 석유화학(84.6) 전망치는 전월 대비 10p 넘게 떨어지는 등 기간산업 위주로 부정적인 전망이 확대됐다.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통신장비(71.4)도 전월에 이어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9월 실적치는 84.0으로, 전월 대비 4.2p 상승했지만, 80선에 머물면서 65개월 연속 부정적 전망을 이어갔다.

부문별로는 내수(88.2), 수출(90.5), 투자(88.5), 자금(90.8), 재고(102.0), 고용(91.3), 채산성(88.0) 등 전 부문에서 기준선 미만을 기록했다.

BSI 10월 전망치는 지난 9월 83.5 대비 1.1p 상승한 84.6을 기록했다.

지난 8월 전망치가 7.9p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상승 폭은 9월 1.9p에 이어 줄었다.

10월 부문별 전망치는 내수(89.6), 수출(90.2), 투자(89.4), 자금(91.6), 재고(100.8), 고용(92.4), 채산성(91.9) 등 모든 부문에서 기준선 미만을 기록했다. 재고의 경우 100 이상은 재고 과잉을 의미한다.

한경연은 “기업들은 국내외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현지 수요 둔화와 해외공장 생산차질 지속으로 내수와 수출 부진 심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응답했다”며 “코로나19 재유행과 대외 불확실성으로 제조업을 시작으로 국내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더블딥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매출액 기준 상위 600개 기업을 대상으로 9월15∼22일 진행됐으며, 응답 업체는 358개사, 회수율은 59.7%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올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지난 4월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주력 제조업에 다시 위기가 닥치면서 국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파급효과가 적지 않을 전망”이라며 “대내외 리스크 대응과 함께 기간산업을 중심으로 한 적극적 유동성 지원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