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운송서비스 수출 10위권 밖…해운 수출 급감 원인
한국 운송서비스 수출 10위권 밖…해운 수출 급감 원인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9.2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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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시장 비중 2010년 4.7%서 2019년 2.6% 추락
"정부는 '우수 선화주 인증제' 기준 완화 등 제고해야"
(사진=아이클릭아트)
(사진=아이클릭아트)

우리나라 운송 서비스 수출은 지난 2010년 세계 5위에서 지난해 11위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송 서비스 수출의 70%를 차지하는 해운 서비스 수출이 급감한 탓으로 풀이된다.

28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해운 서비스 수출 부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운송 서비스 수출이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0년 4.7%(5위)에서 지난해 2.6%(11위)로 하락했다. 지난 2015년에는 3.8% 비중을 차지하며 10위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한국의 전체 서비스 수출은 증가세였지만, 운송 서비스 수출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우리나라의 전체 서비스 수출액은 지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2.2%씩 증가하며,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1015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운송 서비스 수출액은 같은 기간 연평균 3.9% 감소해 지난해 263억달러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연평균 증가율 2.2%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해운 서비스 수출 부진 요인으로 △과거 파산한 한진해운 핵심자산의 글로벌 선사에 매각 △한국의 선복량과 노선 점유율 감소 △해운산업 매출액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한진해운 파산 이후 세계 1위 선사 머스크는 1만TEU급 이상의 대형선박 6척을 인수했으며, 2위 MSC는 대형선박 3척과 미국노선의 핵심인 롱비치터미널을 인수했다.

지난 2016년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한국의 원양컨테이너 선복량과 2016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아시아-미주시장 노선 점유율은 각각 35만TEU, 5.2%포인트(p) 감소했다.

또, 보고서는 지난 2007년 이후 선복량 증가율이 물동량 증가율을 웃도는 추세가 지속하면서 운임이 하락한 점도 해운 서비스 수출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했다.

보고서는 “선박 공급과잉으로 인한 악조건에서 글로벌 선사들이 인수·합병(M&A), 얼라이언스 협력 등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며 “반면, 국내 선사들은 적절한 대응에 실패하고, 파산한 한진해운 핵심자산이 글로벌 선사에 매각되며, 한국의 선복량과 노선 점유율이 감소하고, 해운산업 매출액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물동량이 감소하자 글로벌 선사들이 선박 투입을 감축해 컨테이너 운임이 급등하고, 납기가 지연되는 등 수출 기업의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중국발 컨테이너 운임 지수(CCFI)는 지난 9월11일 기준 949.48로, 전주 대비 3.0% 상승했다. 지난해 평균 823.53과 비교해 크게 상승한 수치다.

또, 최근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수출 물량이 빠르게 회복되는 중국에 선박을 우선 배정하면서 국내 업계는 선박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수출 납기 지연과 해외공장 가동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해운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는 ‘우수 선화주(船貨主) 인증제’ 기준 완화와 국내 기업 수출·전략 화물 운송 시 국적선 활용 유도 등을 통해 수·출입 화물의 국적선 적취율(화주가 선사에 화물을 맡기는 비율)을 제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수 선화주 인증제는 국적 선사에 지출한 해상운송비용이 전체의 40% 이상인 매출액 100억원 이상 포워딩 업체가 국적선사에 전년보다 운송료를 더 많이 지급할 때 우수 화주로 선정하고, 운송료 1% 기본공제, 전년 대비 증가한 운송료의 3% 추가 공제를 하는 제도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