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AXA손보' 이름 바뀌어도 직원은 지켜줘야
[기자수첩] 'AXA손보' 이름 바뀌어도 직원은 지켜줘야
  • 강은영 기자
  • 승인 2020.09.2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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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AXA손보에 대한 매각설이 가시화되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AXA손보의 모회사인 프랑스 AXA그룹이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설정하고 지난 18일 매각을 위한 예비 입찰을 진행했다고 한다.

지난 2007년 교보생명으로부터 지분을 인수한 AXA그룹은 2009년 현재의 'AXA손보'로 이름을 바꾸고 국내에서 보험업을 시작했다. AXA손보는 국내 최초로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을 선보이고, 업계 최초로 1대 1 보상상담서비스 도입 등의 성과를 만들어냈다.

AXA손보는 이름을 바꾼 지 10년이 조금 넘어 다시 '매각' 위기에 놓이게 됐지만, 정작 이 사실을 속 시원하게 알고 있는 보험업계 관계자는 많지 않다.

매각 당사자인 AXA손보 관계자는 AXA그룹의 M&A 방침상 내부에서 매각에 대해 질의를 하더라도 노코멘트로 일관한다고 답했다. 이들도 매각 진행 상황을 언론을 통해 알 뿐이라며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는 매각과 관련해 구체적인 사항을 답할 수 없다며 함구할 뿐이었다.

무성해진 소문들 속에서 AXA손보 직원들은 제대로 된 사실을 확인할 수 없어 불안함만 커지고 있다. 탄탄한 자본을 갖춘 곳으로 인수된다면 다행이지만, 인력을 최소화해 매물 가치를 한층 높여 재매각을 하려는 곳에 인수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AXA손보 노동조합은 매각설이 불거지면서 내부 불안감이 증대돼 노조에 문의하는 직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매각 이후 자신의 자리를 담보할 수 없다는 우려로 노조에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노조는 매각이 진행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매각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해 어떤 기업들이 매각에 참여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정상 운영할 수 있는 여력이 되지 않거나, 해당 시장에서 더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경우, 매각을 결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정보를 알 수 없는 깜깜한 상황에서 매각이 진행됐을 때 가장 큰 불안감에 느끼는 것은 직원들이다.

회사가 이름을 바꾸며 구조조정의 이유나 관련 업무를 더 이상 지속하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내 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까지 그릴 수 있다.

'매각'이라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내렸지만, 그동안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았던 직원들을 생각한다면 내부에서만이라도 매각 이유와 과정 등에 관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이름이 바뀌더라도 자리는 바뀌지 않는다는 마지막 신뢰를 직원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ey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