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웃는 르노삼성차…여전히 속상한 한국GM·쌍용차
유럽서 웃는 르노삼성차…여전히 속상한 한국GM·쌍용차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9.2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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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 부산 공장 글로벌 수출 물량 '뉴 아르카나' 확보
한국GM, 노사 갈등에 파업 전운…쌍용차, 새 주인 찾기 난항
르노삼성자동차 'XM3'. (사진=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XM3'. (사진=르노삼성자동차)

올해 하반기 자동차 시장서 르노삼성자동차는 웃고, 한국GM과 쌍용자동차는 우울할 전망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XM3’의 유럽 수출을 확정하고, 미래 생산성을 확보한 반면, 한국GM은 노사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생산성 저하까지 우려되고 있다. 쌍용차는 매각 이슈가 여전히 불분명해 갑갑한 실정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계의 반등은 일부에서 가시화될 것으로 풀이된다.

르노삼성차는 지난 23일(프랑스 현지시간) “르노그룹이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XM3를 내년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XM3의 수출명은 ‘르노 뉴 아르카나(New ARKANA)로 결정됐다.

뉴 아르카나는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등 유럽 주요 시장으로 수출된다. 르노삼성차는 이미 수출이 결정된 칠레와 함께 일본, 호주에도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르노삼성차는 지난 7월25일 XM3의 칠레 수출을 위한 첫 선적을 시작했다. 르노삼성차는 연내 총 140대의 XM3를 칠레에 수출할 계획이다.

르노삼성차는 지난 3월 부산공장에서 위탁생산하던 닛산 ‘로그’의 생산 종료로 생산 절벽에 내몰렸지만, 이번 수출로 숨통을 트이게 됐다.

르노삼성차는 이번 수출 물량 확보가 부산공장의 철저한 품질 관리와 XM3의 국내 시장 호평 등을 르노그룹이 인정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르노삼성차 노조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가입 무산이 수출 물량 확보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르노삼성차 최대 노조인 기업노조는 민주노총 가입 여부를 묻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했지만, 찬성 60.7%, 반대 39%로 나타나 민주노총 가입이 무산됐다. 민주노총에 가입하려면 조합원 과반수가 투표하고, 투표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반면, 한국GM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과정에서 노사와 갈등을 빚으면서 파업의 전운이 감돈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24일 중앙노동위원회가 임단협과 관련한 쟁의 조정에서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며,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했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7월22일부터 9월23일까지 사측과 16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성과급 지급 규모와 미래발전방안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지난 22일에는 사측이 인천 부평2공장에 사실상 신차 생산 물량을 배정하기 어렵다고 밝히면서 노사 갈등은 심화하고 있다. 사측의 이 같은 입장은 추후 생산 계획 등을 담은 부평2공장의 미래발전방안을 제시하라는 노조에 대한 답변이었다.

노조는 현재 부평2공장에서 생산하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랙스’와 중형 세단 ‘말리부’ 등이 단종되면 공장을 폐쇄하거나, 1000명 이상 근로자들을 구조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 마힌드라그룹을 벗어나 새로운 주인을 찾는 쌍용차는 인수 후보자가 나타났지만, 아직 투자 계약 체결이 불투명하다.

관련업계서는 당초 이달 안에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홀딩스(HAAH)’가 투자 계약을 체결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HAAH는 산업은행에 추가 투자를 요구하면서 투자가 우선이라는 산은과 입장 차이를 보여 투자 계약에 제동이 걸렸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HAAH가 투자 계약을 체결하면, 정작 HAAH 지분을 보유한 중국의 체리자동차가 쌍용차를 우회적으로 지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며 “현재 국내 자동차업계 군소 3사 중 르노삼성차만 희망적인 미래를 구체적으로 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