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본격화 이후 우리나라 수출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지속 하락 중인 가운데, 8월 수출지수는 금액과 물량 모두 전월보다 낙폭이 확대됐다. 금액은 코로나19 재확산과 국제유가 하락, 조업일수 감소 등 영향으로 9.2% 하락했다. 물량지수는 3.6% 감소해 5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8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이하 전년 동월비)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 물량지수는 3.6% 하락했다. 이는 지난 7월 -1.1%보다 큰 하락 폭으로, 물량지수는 5개월 연속 하락했다.
강환구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8월 수출지수는 금액과 물량 모두 전월 대비 낙폭이 소폭 확대됐다"며 "국제유가 및 원자력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하락 폭이 여전히 커서 석탄 및 석유제품 등 하락세가 지속된 데 기인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물량 기준 품목별로는 총 13개 중 7개 품목이 두 자릿수대 하락율을 기록했다. 기타제조업 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6% 줄어 가장 크게 하락했고, 석탄 및 석유제품도 18.4%로 감소했다. 이어 운송장비가 17% △섬유·가죽 15.5% △목재·종이 15.3% △금속가공 12.4% 순으로 하락했다. 화학제품(9.1%)과 음식료품(6.7%), 제1차금속제품(0.3%)은 상승했다. 달러 기준 수출 물가는 5.8% 하락했다.
◇ 수출부진 지속…반도체는 견조
8월 수출금액지수(94.58)는 6개월 연속 하락했다. 낙폭은 -9.2%로 지난 7월 -8.6%에 비해 확대됐다. 음식료품과 전기장비만 각각 6.1%, 0.3% 올랐다. 하락 폭은 석탄 및 석유제품이 43.5%로 가장 컸다. 다음으로 목재·종이 -23.7%, 기타제조업 -19.9%, 운송장비 -17.7% 순으로 감소했다.
강 팀장은 "코로나19 확산 및 유가 하락 영향이 지속되고, 조업일수도 전년 동월 대비 1.5일 줄어들면서 낙폭이 소폭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반도체와 컴퓨터 주변 기기 등 주요 품목의 견조한 증가세는 지속되고 있으나, 이동전화기와 전자표시장치 등이 하락하면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가 소폭 하락 전환했다"며 "재고 소진을 위한 생산량 조정 등으로 자동차 수출 하락 폭이 확대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수출액 기준 3.4% 증가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는 8월 -0.5%를 기록해 하락 전환했다. 이 중 반도체는 물량 기준 9.4%, 금액 기준 9.2% 상승해 4개월 연속 상승했다.
◇ 수입물량, 3개월 만에 하락 전환
8월 수입물량지수(105.45)는 -4.8%로 3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기계 및 장비(16.5%)와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7.7%%) 등이 증가했지만, 광산품(-21.5%)과 제1차금속제품(-21.4%) 등이 감소한 영향이다. 달러 기준 수입 물가는 11.7% 하락했다.
강 팀장은 "수입물량지수의 -4.8% 하락 전환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등의 큰 폭 수입 증가에도 불구하고, 원유 및 천연가스 등 광산물 수입이 큰 폭 감소했다"며 "연관 산업 수요 부진 등으로 인한 석탄 및 석유제품, 화학제품, 제1차금속제품 등의 하락 폭이 확대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수입금액지수(98.32)는 광산품과 석탄 및 석유제품 등 중심으로 15.9% 하락했다. 코로나 본격화 후 5개월 연속 하락이다. 국제유가 하락과 코로나19 지속 영향으로 원유 및 천연가스 등 광산품 업종에서 45.8% 감소했다. 연관 산업 수요 부진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은 44.2% 줄어 전월 -32.6%보다 낙폭이 심화됐다. 기계 및 장비(17.7%), 전기장비(7.8%),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5.3%)는 상승했다.
[신아일보] 고수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