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하반기 성장률 -3.8% 전망…상반기보다 '더 악화'
한경연, 하반기 성장률 -3.8% 전망…상반기보다 '더 악화'
  • 천동환 기자
  • 승인 2020.09.24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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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체로는 외환위기 이후 최저 '2.3% 역성장' 예상
국내 경제 여건 부실화·해외 주요국 경기 부진 겹쳐
우리나라 실질GDP 증가율 추이(단위:%). (자료=한국은행·한경연)
우리나라 실질GDP 증가율 추이(단위:%). (자료=한국은행·한경연)

한국경제연구원이 올해 하반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상반기보다 악화한 -3.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전체로는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경제 여건이 장기적으로 부실화한 가운데, 코로나19에 따른 해외 주요국 경기 부진까지 겹쳤다는 분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 원장 권태신)은 24일 올해 3분기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이 작년 대비 2.3%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과거 외환위기 시절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한경연은 경제위기 수준의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가 연내에 경기 반등을 이뤄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성장률 -0.7%에 이어 하반기에는 이보다 더 낮은 -3.8%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코로나19 충격 극복을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인 70조원에 가까운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해 집행하는 등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대내적으로 장기간 점진적으로 진행돼 온 경제 여건의 부실화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봤다.

여기에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예상치를 웃도는 경기 부진과 경기회복 지연, 우려했던 코로나19 재확산까지 현실화하면서 현재의 경기 위축 흐름을 반전시키기는 사실상 힘들어졌다고 분석했다.

한경연 2020년 국내 경제 전망(단위:전년 동기 대비 %,억달러(국제수지부문)). (자료=한경연)
한경연 2020년 국내 경제 전망(단위:전년 동기 대비 %). (자료=한경연)

한경연은 내수 부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소비가 올해 4.1% 역성장하며, 상당 기간 심각한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긴급재난지원금 등 정부의 부양 노력에 힘입어 일시적 반등을 보였던 민간소비는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회복세를 멈춘 가운데 기업실적부진으로 인한 명목임금상승률 하락과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에 따른 소비활동 제약, 전염병 재확산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하방압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신용대출까지 급증하며 가중된 가계부채원리금 상환부담과 전·월세 폭등에 따른 집세 인상, 실업률 증가 등 구조적 원인 역시 민간소비 하락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설비투자는 내수 침체와 주요 수출대상국의 경기위축에 따라 반도체 등 IT부문 외 투자가 모두 급감하면서 1.5%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투자는 건축부문 공사 차질과 정부의 부동산 억제 정책 지속에 기인해 감소 폭이 -0.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고, 경제 위기때 마다 경기 반등의 효자 역할을 했던 수출도 올해는 작년보다 6.9% 줄어들 것으로 봤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우리 경제의 취약한 부문을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해 경제시스템 전반이 예기치 못한 대내외적 충격으로 인해 일시에 붕괴될 수 있는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해 나가는 한편, 코로나 이후 도래할 경제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