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문대통령 유엔 연설 때 '北 피격 첩보' 분석 회의 중이었다"
靑 "문대통령 유엔 연설 때 '北 피격 첩보' 분석 회의 중이었다"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0.09.2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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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화본 지난 18일 유엔 전달… 22일 국방부 靑 보고·23일 새벽 연설
"신빙성 확인되지 않은 상태서 유엔 연설 수정 판단할 수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열린 75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영상으로 전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열린 75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영상으로 전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청와대는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우리 국민 총격피살·시신훼손을 인지하고도 유엔 연설을 강행했다는 비판에 대해, 첩보를 파악하는 단계에서 연설을 취소하는 판단이 어려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유엔연설이 방송되는 중에 첩보의 신빙성을 분석하는 회의가 열리고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3일 새벽(한국시간) 뉴욕에서 진행된 제75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전쟁은 완전히 그리고 영구적으로 종식돼야 한다"며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국방부는 유엔연설 2시간여 전인 22일 오후 11시경 우리나라 공무원이 북한의 총격을 받아 사망했고, 시신이 불태워졌다는 내용을 청와대에 보고했다.

청와대가 관련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연설이 이뤄진 셈이다.

문 대통령의 이번 유엔 연설은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사전 녹화된 영상을 통한 '녹화 연설'로 진행됐고, 녹화영상은 지난 18일 유엔본부에 전달됐다.

이어 한국시간으로 23일 1시26분부터 1시42분까지 녹화영상이 방송됐다.

같은시각 첩보의 신빙성을 분석하는 관계장관회의가 열리고 있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의 연설은 23일 1시 26분부터 16분간 방송됐는데, 같은날 1시부터 2시 30분까지 첩보의 신빙성을 평가하는 관계장관회의가 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빙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엔 연설을 수정하거나 (취소하는) 판단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사건과 대통령의 유엔연설을 연계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이종배 정책위의장 등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이종배 정책위의장 등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한편 야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북한의 우리 국민 총격피살 사건을 보고 받고도 유엔연설을 통해 '종전선언'에 대한 국제사회 지지를 요청한 데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은 달라진 게 없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도 종전선언을 운운했다"며 "참으로 무책임하다 느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런 상황을 파악하고도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하자고 했다면 국민을 속인 것일 뿐만 아니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