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못쓰는 GS칼텍스…GS그룹, 하반기도 암울
힘 못쓰는 GS칼텍스…GS그룹, 하반기도 암울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9.2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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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텍스 실적 회복에 그룹 전체 수익성 개선 달려
업황 회복 더딘 가운데, 친환경 사업 전환 꾀해
한국신용평가 "실적 불확실성 지속될 것 예상"
GS칼텍스 여수공장 전경. (사진=GS칼텍스)
GS칼텍스 여수공장 전경. (사진=GS칼텍스)

GS칼텍스는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하락, 정제마진 약세 등 겹악재가 지속하면서 올해 3분기 반등은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GS그룹의 정유 부문은 그룹 전체 매출 비중 가운데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어 GS칼텍스의 실적 부진은 그룹의 수익성을 흔들 것으로 풀이된다.

GS그룹의 전체 매출에서 정유 사업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매년 30% 이상으로 그룹이 영위하는 사업 중 가장 크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그룹의 하반기 실적은 GS칼텍스의 하락세가 영향을 끼쳐 어둡다.

GS칼텍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1조318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악의 실적을 거뒀다. 1분기 정유 부문의 영업손실만 1조19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에는 연결 기준 영업손실 1333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크게 개선됐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그룹 전체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GS그룹의 올해 1분기 그룹 합산 영업손실은 4938억원으로, 전년 동기 영업이익 6780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최근 정유업계의 수익성 지표로 활용되는 정제마진은 지속적으로 손익분기점을 밑돌고 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을 제외한 값이다.

9월 셋째 주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배럴당 0.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9월 첫째·둘째 주 각각 -0.8달러, -0.1달러를 기록한 이후 3주 만에 플러스로 전환한 셈이다.

하지만, 정유업계가 정제마진이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는 점을 고려하면 턱없이 모자라 정유업 불황은 지속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GS칼텍스는 코로나19로 이동 제한이 지속해 수요 회복이 더디고, 앞으로 저탄소 사회로 전환하는 분위기에서 친환경 이동에 주목하고,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 7월 LG화학과 ‘충전 환경 개선과 신사업 발굴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전기차 충전과정에서 발생하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배터리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GS칼텍스는 같은 달 카카오모빌리티와 손잡고, 서울 송파구 등 전국 5개 주유소 유휴공간에 전기자전거 서비스인 ‘카카오 T 바이크’의 자전거 배터리를 충천하는 시설을 설치·운영하기로 했다. 또, 지난 23일에는 국내 렌터카 업계 1위 롯데렌탈과 ‘전기차 렌터카 충전’ 서비스 제휴를 위한 MOU를 체결했으며, 24일에는 현대자동차그룹과 MOU를 체결하고, 양사간 데이터를 개방해 주유, 충전 등 자동차 생활과 밀접한 정보를 공유하는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GS칼텍스의 이 같은 대응에도 시장은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GS그룹 계열사는 안정적인 영업과 재무실적을 바탕으로 지난해 이후 신용등급에 변화가 없다”면서도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부진, 원유재고 급증 등을 고려하면 올해 하반기에도 유가와 정제마진 회복은 더딜 전망이며, 이에 실적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GS칼텍스의 대규모 적자는 올해 상반기 일단락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부진한 휘발유·항공 수요, 수요 충격 대비 글로벌 정제설비 가동률 미진 등으로 높아진 제품 재고는 시황 반등을 더디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