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쇼핑에 유통街 "예상된 수순" vs "지위남용 우려"
네이버 쇼핑에 유통街 "예상된 수순" vs "지위남용 우려"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0.09.24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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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멤버십·장보기 서비스 론칭 등 사업 확장세
접근성·편의성 기반 쇼핑사업 강화 움직임 활발
공정위, 네이버 불공정거래 조사…업계 예의주시
네이버가 기존 검색, 메일 등 포털서비스를 넘어 쇼핑사업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지배력을 키우는 모양새다. 이에 유통업계는 예상됐던 부분이란 입장과 지위를 남용하는 것이란 입장으로 나뉘고 있다.(이미지=네이버쇼핑 화면 캡쳐)
네이버가 기존 검색, 메일 등 포털서비스를 넘어 쇼핑사업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지배력을 키우는 모양새다. 이에 유통업계는 예상됐던 부분이란 입장과 지위를 남용하는 것이란 입장으로 나뉘고 있다.(이미지=네이버쇼핑 화면 캡쳐)

네이버의 유통사업 확장을 두고 업계서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이미 예상해 네이버와는 차별화된 서비스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의견이 나오는가 하면, 포털검색 서비스 등의 접근성을 앞세워 시장을 장악할 수 있어 제재가 필요하단 주장 등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접근성과 편의성을 토대로 유료멤버십 론칭, 장보기 서비스 확대 등 쇼핑사업을 키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간편결제인 네이버페이와 락인(Lock-in) 효과가 기대되는 네이버포인트를 내세우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6월1일, 월 4900원의 유료멤버십(회원제)인 ‘네이버플러스’를 론칭했다. 멤버십 회원은 네이버쇼핑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 시 결제금액의 최대 5%(기본 구매적립 1% 포함)를 적립 받는다. 또 네이버웹툰 미리보기 10편, 바이브 음원 300회 무료 듣기 등의 혜택도 누릴 수 있다.

네이버는 올해 8월20일, 기존 전통시장 32곳의 상품을 파는 장보기 서비스 대상에 홈플러스·현대백화점 식품관·GS프레시몰·농협하나로마트 등을 추가했다. 네이버는 신선식품은 물론, 생활용품 등을 구매하길 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킨다는 방침이다.

유통업계는 네이버의 이러한 영토 확장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는 네이버가 그간 최저가 검색, 상품판매 중개 등을 제공해왔기 때문에 유통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 새로운 플레이어로 유통시장 진출이 예상됐다는 입장이다.

A유통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기본적으로 자유 시장경제”라며 “골목시장에서 대형마트·편의점·백화점으로, 또 다시 온라인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포털공룡의 유통시장 잠식이라기보다는 시대가 변하는 데 따른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B유통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쇼핑의 유통사업 확장은 막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언젠간 다가올 일이었다”며 “부담이 적지 않지만, 네이버 자체만으로 상품의 신뢰성을 주거나 경쟁력이 높다고 볼 수 없다. 얼마나 상품에 대해 비교우위를 갖고 운영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갖고 있는 막강한 플랫폼 경쟁력과 포털 장악력을 통해 유통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C유통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를 통해 쇼핑몰 등에 유입되는 비중이 30%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안다. 이런 가운데, 검색에 간편결제까지 가능한 네이버가 직접 쇼핑사업에 진출한다는 것은 기존 입점업체 등엔 위협적이고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D유통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이 직접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심판이 경기를 뛰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소비자가 원하는 건 편리하게 좋은 상품을 싸게 구입하는 것인데, 네이버가 셈법에 따라 형평성에 어긋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 않나”라고 우려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달 중 네이버의 불공정행위 신고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지난 2018년 10월 ‘검색 시장의 영향력을 활용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네이버페이 등에 등록된 사업자 상품을 우선 노출시킨다’는 이베이코리아의 신고를 받고 네이버를 조사해 왔다.

ksh333@shinailbo.co.kr